산업 IT

애플 실적 '서프라이즈'… IBM은 '쇼크'

아이폰 판매 20% 급증 힘입어 애플 4분기 매출 421억弗 달성

반도체·컴퓨터 등 부진 직격탄… IBM 순이익 1,800만弗에 그쳐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과 IBM이 서로 상반된 실적을 기록했다. 독자 생태계 구축을 통해 플랫폼을 선정한 애플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전통 제조 IT 기업인 IBM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애플은 2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14 회계연도 4·4분기(7~9월) 경영실적을 통해 매출 421억달러, 순이익 8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익률이 무려 38%다. 전년 동기에는 매출 375억달러, 순이익 75억달러로 총마진율 37%였다. 전문가들도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많다.


이 이면에는 아이폰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및 전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3,900만대를 기록하며 매출성장과 이익률 상향을 이끌었다. 아이패드와 아이팟이 역성장을 했지만 효자품목인 맥 판매량이 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20%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유럽·일본 등과 같은 구매력 높은 선진시장에서의 성장폭이 컸다. 모두 고가폰을 구입할 만한 소비 여력을 갖춘 곳들이다. 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는 성장이 둔화되거나 역성장했다.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고가폰 구매력이 낮은 신흥시장에서는 애플도 고전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튠즈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동기 42억6,000만달러였던 이 부분 매출은 지난 분기에 44억8,500만달러로 늘었고 올 3·4분기에는 46억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20조원 가까운 매출을 투입 자본 대비 수익이 높은 콘텐츠 사업에서 거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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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표적인 글로벌 IT 기업 IBM이 3·4분기 기록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시장에 '어닝쇼크'를 안겼다. 이에 주가가 폭락해 IBM의 주요 주주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손해를 봤다.

IBM은 이날 올해 3ㆍ4분기 순이익이 1,8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2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분기의 40억4,000만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충격적인 수치다. 인수합병 및 은퇴 연봉 관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순이익은 주당 3.68달러라고 IBM 측은 밝혔지만 시장 전망치인 주당 4.31달러에는 여전히 한참 밑돈다. 이 기간 매출 역시 4% 감소한 224억달러로 10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주가는 7.1% 급락했다.

이에 내년까지 주당순이익 20달러를 달성한다는 '5개년 로드맵'도 포기하기로 했다.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 같은 실적은 예상치 못한 업계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IBM이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은 IT 분야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게 누적된 결과로 표면적 원인에는 반도체 및 컴퓨터 하드웨어 부문의 매출 부진이 꼽힌다. 이 기간 컴퓨터ㆍ반도체 부문 총 매출은 15% 줄었으며, 특히 서버 등 대규모 컴퓨터 부문 매출이 35%나 감소했다. IBM은 이날 반도체 생산 부문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달러의 웃돈을 얹어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IBM 지분 7.03%를 보유한 버핏 회장도 이날 IBM 주가급락으로 9억1,65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미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2011년 11월 IBM 지분 5.5%를 107억달러에 사들였고 이후 지분을 지금과 같이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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