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 내부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수처와 수사영역이 겹치는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은 상설특검제가 차라리 낫다며 공수처 신설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 다른 검사들도 공수처가 설치됐을 때 야기될 수 있는 부작용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지금이라도 공수처 설치 추진을 철회해달라”는 견해를 한 목소리로 내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의 한 중간간부는 “과거와 달리 현재의 검찰은 국민의 박수를 받으며 잘하고 있는데도 여당이 공수처법을 처리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또 중앙지검 특수부의 검사들은 “공수처가 설립되면 실적경쟁이 초래될 수 있어 사회 전반에 사정 피로감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검찰 수사의 편파성과 부실함을 막으려면 상설 특검제로도 예방효과가 충분하다고 본다. 삼권분립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의 공수처는 결국 수사의 공정성 시비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중앙지검 간부는 “과거에 검찰 수사가 외풍에 휘둘리니까 별도 기구를 만들어 역할을 맡긴다는 논리가 제기됐는데 지금은 검찰이 너무 큰 권한을 행사하니까 권한분리 논리로 바뀌었다”며 “한번 기구를 설치하면 없애기는 힘든 만큼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검사들이 이처럼 여과 없이 앞다퉈 공수처에 대한 반대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퇴임을 앞둔 송광수 검찰총장이 공수처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데 영향을 받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처 설립에 대해 “공직자 부패문제는 기구를 늘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