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DDA 협상 결렬… FTA에 '올인' 예상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은 다자간 통상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가 장기 동면 상태에 들어가게 됐다. 파스칼 라미 WTO사무총장은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브라질,유럽연합(EU) 등 6강(G6) 각료회담이 결렬된 뒤 "조건이 성숙하고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협상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등 주요국의 정치 일정이 예고된 가운데 이번 G6 각료회담은 연내 협상 마무리를 위한 유일한 기회로 인식됐었다. G6의 DDA 협상이 결렬됨으로써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대한 우려는 덜수 있게됐지만 대외 무역을 통한 성장 전략을 지속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반길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FTA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다자간 협상의 통로가 일단 막힌 상태에서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양자간 협상에 주력할 수 밖에 없게 됐다. ◇DDA 장기 동면 불가피 DDA 협상의 이번 결렬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사안이다. DDA는 지난 2001년 출범,당초 2003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됐으나 그동안 목표시한이 작년 12월, 올해 4월과 6월 등 여러차례 미뤄져왔다. 이는 DDA의 성격이 UR이후 달라진 국제 통상환경을 반영하면서 더욱 시장지향적으로 바뀌고 특히 농산물의 경우 어느 정도 숨쉴 구멍이 있었던 UR와는 달리 실질적인 무역자유화를 추구,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간에 농산물 시장 개방폭과 보조금 감축을 둘러싼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 개시된 UR이 당초 목표시점인 90년을 훨씬 지나 93년에 협상이 완료된 경험을 비춰볼 때 놀랄 일도 아니다. 문제는 DDA 협상이 사실상 장기 동면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WTO 회원국들이 올들어 수차례 목표 타결시한을 늦춰온 이유도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등 주요국의 정치 일정 때문에 실질적으로 협상이 장기간 공백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특히 내년 7월에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신속협상권한(TPA)이 종료된다. 현 상황에서는 TPA의 연장이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고 이에 따라 앞으로 DDA 협상 재개에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DDA협상은 5년 가까이 표류해온 끝에 추가 시도마저 언제 가능할지 점치기어려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 정부, FTA에 `올인' 전망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다자체제를 통해 국제간 무역장벽을 낮추고 좀더 시장지향적인 무역체제로 가야한다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우려는 있지만 그래도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현실에서 시장 개방의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지역주의의 확산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자체제의 확대 발전을 도모하는 DDA 협상이 지연될 경우 국제적으로 다자체제에 대한 불신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칠레, 한-싱가포르 등에 이은 동시다발적인 FTA 체결 전략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 통상 관료는 "자전거 바퀴가 계속 돌지 않으면 자전거가 넘어지듯이 다자체제도 마찬가지"라며 "DDA 협상의 중단에 따라 다자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FTA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한미 FTA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내부적으로도 한미 FTA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무적으로 주어진 DDA 협상의 부담이 덜어짐에 따라 한미 FTA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개방 목표 수준이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DDA 협상이 완전히 무산된 게 아니고 FTA는 기본적으로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는 협상인 만큼 양국간 협상 목표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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