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성추행 물의를 일으킨 최연희 의원 사건과 관련, 2일 국회 윤리특위마저 흐지부지됐다. 최 의원은 대신 소명포기서를 제출, 모종의 결단을 시사했다.
윤리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최 의원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회의를 열자마자 여야간 격한 대립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간사인 주호영 의원은 “최 의원이 간사인 나를 통해 소명하지 않겠다고 알려왔으므로 오늘 신속히 결론을 내리자”고 주장했지만 열린우리당 간사인 이상민 의원은 “본인 소명 없이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맞서 회의는 무산됐다.
이는 조속한 사태 해결을 바라는 한나라당과 이 문제를 정식으로 따지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견해차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의 본인 소명 요구에 대해 “최 의원을 두 번 죽이려 하지 마라”, “부관참시하려 하느냐” 등의 주장을 내놓으며 여당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했다. 국회 윤리특위마저 무산되자 최 의원 사태를 계기로 윤리특위 관련 국회법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리특위내 윤리제도개선소위원장이기도 한 이 의원은 “윤리심사건과 징계건으로 나눠져 있는 안건 제출을 하나로 통합해 질이 나쁜 의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개정안 초안을 마련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개별 입법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최 의원 자택까지 찾아가 의원직 사퇴를 우회 종용했더니 가족들이 ‘본인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리특위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치매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과 국회 사무처 여직원에게 폭언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은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안건을 윤리심사소위로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