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염동연 지도부 사퇴… 與갈등 정점

열린우리당 염동연(廉東淵) 상임중앙위원이 8일전격적으로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함으로써 4.30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상승곡선을 그려온 당.정.청 갈등과 당내 노선투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염 상중위원은 이날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히고 "저의 사퇴는 안팎의 시련에 직면한 대통령과 당의 어려움을 덜고자 하는 순수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염 상중위원은 또 "최근의 정치상황에 깊은 비애를 느꼈다"며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 대한 음해와 악의적 공격으로 정권의 도덕적 기반을 훼손하고 레임덕을 조기화하려는 불순한 기도가 진행되고 있는 각박한 정치환경에서 측근이라는 업보를 가진 저로서는 백의종군하는 길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염 상중위원은 최근 `측근들의 발호'를 경고한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발언에 대해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염 상중위원은 또 "당이 소모적인 노선 논쟁으로 상처받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의지와 무관하게 노선논쟁의 한쪽 끝 대척점에 서있다는 사실에 커다란 부담을 가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염 상중위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물론 문희상(文喜相) 의장 등 다른 당지도부와 사전 상의없이 전격적으로 사퇴 회견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회견 사실을보고받은 문 의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고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이 전했다. 염 의원의 사퇴로 상중위원은 7명에서 6명으로 줄었고, 실용파에 문 의장과 김혁규(金爀珪) 상중위원, 개혁파에 장영달(張永達) 유시민(柳時敏) 이미경(李美卿)상중위원, 중도파에 한명숙(韓明淑) 상중위원이 포진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염 상중위원의 갑작스런 사퇴 결심에는 러시아 유전, 행담도, 자신에 대한 내사설 등 `게이트 정국'이 이어지는 데 대한 부담과 여권 내부에서조차 대통령 측근을공격하고 나서는 데 대한 불만, 자신이 `난닝구 대 빽바지' 논쟁으로 상징되는 노선투쟁의 한 축이 됐다는 자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4.30 재.보궐 선거 참패와 이후의 상황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게아니냐는 심경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염 상중위원의 사퇴가 당.정.청 전체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어 향후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핵심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여당의 한 관계자는 "염 상중위원의 사퇴는 당.정.청 전체에 대한메시지가 아니겠느냐"며 "이런 상태로 봉합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점을 몸으로 보여준 것이고, 필요하면 대통령 측근부터 죽어줄테니 심기일전해서 다시 잘 해보자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즉 염 상중위원이 각종 의혹사건을 수단으로 한 대통령 측근에 대한 공세, 당내노선갈등 등이 노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여권내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로 자신의 사퇴라는 카드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염 상중위원의 사퇴는 현 지도부를 그대로 안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리더십의 전면 재편을 촉진해 여권내 `새 판 짜기'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염 의원은 여당내 대통령 측근그룹의 맏형 역할을 해왔고, 당내 호남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최근 `탈당설' 등으로 어수선한 호남의원들의 동요를 촉발할 공산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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