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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다. 지배구조가 신설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핵심 계열사인 만도는 심각한 부실로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던 ㈜한라(옛 한라건설)와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게 됐다.
만도는 28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을 열고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만도로 인적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전체 주주 중 66% 참석에 74%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라그룹 계열사들은 앞으로 한라홀딩스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업분할이 완료되면 만도의 투자회사인 만도차이나홀딩스와 만도브로제·만도신소재 등은 만도의 자회사로 남고 한라마이스터·만도헬라·만도스택폴 등은 한라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통해 만도-한라마이스터-㈜한라-만도로 이어지는 기존 한라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그동안 만도 주주들은 우량 회사인 만도가 자회사 한라마이스터를 통해 부실 회사인 ㈜한라를 부당 지원한다고 지적해왔다.
신사현 만도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회사인 만도는 기술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책임경영 체제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라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2년 내 만도 지분 20% 이상을 취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기업 분할 예정일은 오는 9월1일이다. 만도 주식은 8월 28일부터 10월5일까지 거래정지되며 10월6일 거래소에 재상장된다. 신설 지주회사 한라홀딩스의 초대 대표로는 이번 주총에서 신규 사내 이사로 선임된 임기영 한라그룹 상임고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만도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2.95%)은 앞서 예고한 대로 기업 분할에 반대표를 던졌다. 회사 자금을 기업분할에 쓰게 되면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라(17.29%)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7.71%) 등 주요 주주들이 주도한 분할 안건을 저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만도가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모회사인 한라건설의 유상증자(3,385억원 규모)를 돕는 등 계열사를 사실상 편법 지원했다며 3월 신 부회장의 만도 대표이사 재선임에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