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음악과 소리, 미술관에 전시되다

백남준아트센터 '엑스 사운드' 展<br>김기철·英 미르자 등 14명 참여

백남준 ‘새장 속의 케이지’

소리(sound)가 미술관에 전시된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탄생 80주년과 존 케이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총 14명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 '엑스 사운드(x_sound):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전을 7월1일까지 연다.


존 케이지는 무대 위 피아노 앞에 앉아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은 '4분33초'라는 곡으로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이다. 당혹스러워 하는 관객들의 소음과 정적은 당시 음악뿐 아니라 행위예술에 대해 재조명하게 했다. 존 케이지가 1960년대에 전개한 실험들과 선(禪)사상은 백남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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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독일에서 현대음악을 공부한 백남준은 설치 작품과 일명 '액션 뮤직'이라는 퍼포먼스로 실험을 확장했다. 멜로디와 리듬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음악이 일상 소음과 뒤섞인 소리로 확장됐고 관객들의 반응까지도 곡의 일부가 됐다. 백남준은 나아가 장난감, 종이 등을 악기에 배치해서 소리의 원리를 공간에서 볼 수 있게 했으며 관객들까지도 참여하도록 끌어들였다.

한국작가 김기철은 자연의 소리를 내보내는 스피커들을 전시 공간에 절묘하게 배치해 청각과 시각의 연상을 극대화한다.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작가인 영국작가 하룬 미르자의 작품은 음향 기능과 무관한 것들이 내는 소리, 음향 장비들이 의외의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소리로 구성돼 있다. 스위스 작가 지문은 작은 모터가 설치된 빈 상자들로 이루어진 구조물 속에서 마찰음을 만들어 관객을 끌어들인다. 2010년 터너상 수상자인 영국의 수잔 필립스는 복잡하고 풍부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 노래들을 직접 편곡하고 불렀는데, 관객들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이들 노래와 마주치게 된다. 또한 일본작가 오토모 요시히데는 수십 대의 빈 턴테이블을 이용해 다양한 소음의 협주곡을 만들어 낸다.

백남준의 작품으로는 1990년작인 비디오 설치작품 '새장 속의 케이지'를 볼 수 있다. 케이지(cage 새장)를 케이지안에 가둔다는 의미의 말놀이를 겸해, 새장 안에 갇혀서도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케이지를 보여준다. 이 외에도 백남준의 'TV피아노''벽암록''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존 케이이지에게 바침'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존 케이지가 작곡한 '상상풍경 4번'이라는 작품은 케이지가 그려준 주파수와 박자에 따라 연주되는 음악인데 연주 장소마다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음악도 달라진다. (031)201-8512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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