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예금보험공사 사장 인선 당시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들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다. 금융위는 당시 김영과 금융정보분석원장(FIU)을 예보 사장으로 내려 보내는 등 연쇄 인사 고리를 나름대로 설정한 상태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승우 현 예보 사장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인사 구도가 틀어졌다. 진동수 위원장의 체면도 손상됐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후 금융위원회가 승진 파티를 하게 됐다. 김 원장이 증권금융 사장에 선임된 데 이어 권혁세 사무처장이 차관급인 부위원장에 승진하면서 말 그대로 연쇄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장급 이상이 불과 10여곳 남짓한 '미니 부처'인지라 인사의 물꼬를 좀처럼 열기 어렵던 상황이 불과 며칠 만에 확 바뀐 것이다.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지면서 생긴 관료와 비관료 출신 간의 '숨은 알력'도 사라지게 됐다.
당장 후임 사무처장의 인사가 관심인데 김주현 증선위 상임위원(행시 25회)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동기인 추경호 금융정책국장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이 이동할 경우 후임 증선위원에는 추 국장과 홍영만 자본시장국장, 조인강 기획조정관 중 한 사람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1급인 FIU 원장 자리에는 최수현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이 내정됐다. 전문위원에는 김광수 금융서비스국장이 가는 쪽으로 얘기가 되고 있다.
더불어 주요 국장도 대폭 바뀌는데 유재훈 대변인(26회)과 정지원 기업재무구조개선지원단 국장(27회), 진웅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28회) 등의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다만 기획재정부에서 국장급으로 한 명이 올 것이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인사 구도에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