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라젬 손잡고 혈당측정기 강자로 떠올라

■ 이진우 세라젬메디시스 대표<br>기술력에 중견기업 마케팅 결합 경쟁력있는 비즈모델 만들어<br>당뇨환자 쉽게 쓰는 손잡이형 개발 2015년엔 매출 700억 넘을 것


"중견기업에 편입된 이유요?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세라젬그룹의 마케팅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습니다."

11일 충남 천안 본사에서 만난 혈당측정기 전문기업 세라젬메디시스의 이진우(41ㆍ사진) 대표는 "인수합병(M&A)은 벤처가 성장하는 여러 모델 중 하나인데 휴빛이라는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세라젬의 영업마케팅이 결합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03년 필로시스를, 2005년에는 휴빛을 창업했다가 2009년에 3,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세라젬그룹에 편입되며 사명을 세라젬메디시스로 변경했다. 창업 후 독자적인 성장노선을 택하는 여타 기업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드물게 그룹사 품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한 것. 그는 "세라젬이 70개국에 수출하며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시장을 갖고 있으니 제가 어떤 역할을 통해 저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면서 구체적인 비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KAIST에서 전기전자공학과 석박사 과정을 마치며 반도체 소자를 연구했다. 박사학위를 3년 만에 마칠 정도로 당시 KAIST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재였다. 반도체 대기업을 택하지 않고 직접 바이오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묻자 이 대표는 "옆 실험실에서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칩을 연구하는 모습을 보며 매력에 빠졌다"며 "보편화된 기술인 반도체를 조금 변형시켰더니 기술우수 특허상을 받았고, D램보다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게 부가가치가 높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정을 이용한 바이오센서 개발, 즉 이종간 기술접목으로 기술혁신을 이뤄냄으로써 융합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한 것.

지금까지 세라젬메디시스는 바이오와 정보기술(IT)을 융합해 개인용 혈당측정기, 바이오센서, 병원용 혈당측정기(HbA1c), 헤모글로빈 측정기 등을 개발했다. 바이오센서를 작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


최근 3개월간 평균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제품인 당화혈색소 측정기(병원용 혈당측정기)는 기존 제품에 비해 슬림할 뿐만 아니라 음성안내, 터치 모드 등의 기능이 부가돼 사용이 편리하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 상품이다. 이 대표는 "이 제품은 기술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세계에서 단 6개 회사 만이 생산하고 있다"며 "30% 가량 저렴한 가격경쟁력도 강점"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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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또 특허받은 '이종접합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손잡이형 혈당측정기를 개발했다. 혈액 투입구를 쉽게 찾을 수 있고 고령의 당뇨 환자들도 손쉽게 집을 수 있도록 그립감이 크게 향상됐다. 혈당 측정 소요시간 단축과 국제품질기준(ISO 15197)을 상회하는 정확성은 기본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이 대표는 "내년은 200억~300억원, 2015년 700억원을 기대하고 있으며 2016년 전에 IPO(기업공개)도 추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M&A 후 천안으로 이전해 1,500평 규모의 대량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상승곡선이 지연됐다"며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지금의 핵심인력이 들어와 직원 수는 당시 27명에서 3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천안 생산공장에서는 연간 혈당스트립 1억개, 당화혈색소 분석시약 150만개를 생산하고 있다.

수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혈당측정기 글루피는 지난 2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고, 최근에는 인도 피라말 헬스케어와 병원용 당화혈색소 측정기 '세라스탯'에 대해 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 당뇨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인도 시장에도 진출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 공략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합리적 가격에 적합한 품질을 내세우면서 기술지도 세미나 등 기술영업을 강하게 앞세우고 있다"고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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