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리더] 한영철 볼보트럭코리아 사장

'트럭구매 맞춤컨설팅 해드려요""볼보트럭은 고객들이 사업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객의 사업 특성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함께 결정해 나가는 컨설팅을 해드립니다." 한영철(44)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은 트럭이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운송 솔루션'이라고 말문을 연다. 트럭은 고객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요한 사업 수단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사업 수익에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 셈이다. "볼보는 이제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영업 사원들은 트럭을 구매하려는 고객의 사업 특성을 파악하고, 고객이 자주 다니는 도로 상황이나 평균 운행 거리 등을 고려해 제품을 추천하게 됩니다. 또 트럭을 더욱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해드리죠. 트럭 영업에 컨설팅 개념을 도입시킨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볼보트럭은 영업 사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의 핵심 내용은 제품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 것에서 나아가 영업사원들이 '세일즈 컨설턴트'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짜여진다. 특히 트럭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고객들이 제품의 특성을 직원들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업사원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트럭은 한마디로 소비자들에게 거짓이 통하지 않는 제품입니다. 고객 중에는 거의 매일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품을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되고 품질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업주들 사이의 제품에 대한 평가가 막강한 영향을 미칩니다. 평가 여하에 따라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가 좌우될 정도입니다."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가장 큰 잣대는 경제성. 그 가운데 연비와 신속한 정비력이 관건이다. 트럭은 고장으로 하루를 쉬게 될 때마다 하루씩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장이 덜 나고, 고장이 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사업 현장에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정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볼보는 한국시장에 진출한 역사가 길지 않아 경쟁사에 비해 아직은 정비망이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정비공장을 20개로 늘리고, 기술 인력에 대한 교육도 강화합니다. 일반 정비업소에서도 볼보 전담 기술 인력을 늘려나갈 계획이죠." 지난 7월 선보인 인공지능 자동변속기 'I-시프트'역시 볼보트럭의 경제성을 널리 알릴 '카드'로 기대하고 있다. I-시프트는 볼보가 수년을 투자, 상용화에 성공한 수동ㆍ자동 변속기다. 볼보는 I-시프트를 앞세운 마케팅 공세와 함께 트럭을 더욱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운전자 교육도 실시한다.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를 10%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I-시프트를 장착하면 운전을 편하게 할 수 있고, 수동과 비교해 연비 차이도 없습니다. 오히려 거친 운전습관을 가진 운전자에게는 I-시프트가 급가속과 급출발을 막아줘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기도 하죠." 볼보트럭코리아는 올해 850대, 내년에는 1,300대의 판매를 목표한다. 2005년에는 대형 트럭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중장기 야심도 갖고있다. 한 사장은 "볼보트럭은 소비자들에게 품질이 뛰어나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제 볼보가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정비망과 영업력을 확충하는 기반을 닦아 나갈 것"이라고 내년 계획을 밝혔다. ◆원포인트스피치 "기업들이 다양한 전공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합니다. 특히 이공대가 외면 받는 현실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 시급히 해결돼야 합니다." 한영철 사장은 경영자로는 보기 드믄 금속공학 박사다. 그는 이제까지 공학을 공부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과 자식들에게도 공학을 추천할 정도라고 밝힌다. "기업을 경영하는데 필요한 회계 지식은 직업 현장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공학적인 배경 지식은 업무를 이해하고 판매하는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됐죠." 그는 기업들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들이 서류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학문을 전공한 사람을 선호하다보니 학생들이 철학이나 문학, 자연계열의 순수학문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공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보다 마케팅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라이프스토리 한영철 사장은 81년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83년 동대학 금속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88년 MIT금속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94년 대우자동차 판매기획 부장으로 시작한 뒤 이후 마케팅 담당 이사, 북미 수출담당 상무, 상품전략 실장을 거쳐 2000년부터 2001년 6월까지 에는 대우그룹 구조조정협의회 실무추진 반장을 지냈다. 이후 2001년 6월 볼보트럭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원정기자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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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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