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인터넷 온라인 업체인 AOL을 발전모델로 삼아 일본 최대의 인터넷 업체로 도약한다는 게 후지쓰가 새로 설정한 목표. 이에 맞춰 후지쓰는 최근 중점 연구대상 기업을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IBM에서 AOL로 바꿨다.후지쓰의 이같은 변신 결정은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했다간 지속적인 기업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기존 사업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136억엔의 적자를 기록,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후지쓰의 변신 움직임은 이미 단순한 목표설정 차원을 넘어 실행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일본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 공급업체인 「니프티 서브」의 경영권을 인수, 인터넷 업체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지난달에는 사쿠라 은행과 공동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내 첫 인터넷 은행을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 은행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에 대한 대금결제는 물론 보통예금·정기예금·외화예금·무담보 카드론 등도 취급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11월에는 니프티 서브와 후지쓰의 또 다른 인터넷 서비스 자회사인「인포웹(INFOWEB)」을 합병, 가입자들이 인터넷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인터넷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상품 구입에서부터 은행계좌 개설, 온라인 주식거래는 물론 인터넷 필름 인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활동 대부분을 인터넷에서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닛코(日光)증권 및 후지필름 등과 제휴를 추진중이고, AOL과도 협력관계를 맺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당장 3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고, 수수료 인하와 인터넷 은행예금 이자율 인상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가입자를 더욱 늘려 일본내 최대의 인터넷 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후지쓰의 계산이다. 또 기존 사업인 컴퓨터와 관련장비 판매도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로 가능, 대폭적인 원가절감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후지쓰의 목표가 계획대로 이뤄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는 10월 증권법 규제완화를 앞두고 E 트레이드 그룹, DJL 다이렉트 등 미국 온라인 증권업체들이 대거 일본에 상륙, 사업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 사업에서 막강한 노하우를 갖춘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경우 후지쓰의 꿈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일본 인터넷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져 후지쓰가 제2의 AOL로 도약한다는 야망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라며 섣부른 입장 표명을 보류하고 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