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튀니지前 대통령 부인 금괴 챙겨 도주

최근 축출된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 부부가 황급히 외국으로 도주하는 와중에도 4,500만 유로(약 670억원)에 달하는 금괴 1.5톤을 챙겨 알려졌다. 18일 영국 텔레그라프와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벤 알리 전 대통령 부인인 레일라 트라벨시(사진)가 권력붕괴를 직감하고 외국 도주 직전 튀니지중앙은행에서 금괴를 인출했다. 자신이 빨리 몰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산을 미리 챙겨놓을 필요 없다”고 느긋해 했던 벤 알리 대통령과 달리 트라벨시는 민중 시위가 격화되던 지난 14일 중앙은행을 찾아 금괴를 반출토록 지시했다. 당시 벤 알리 대통령은 내각 경질과 조기 총선 카드를 내놓고 대국민 연설을 작성 중이었다. 중앙은행 총재가 금괴 인출 요구를 거절하자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설득했고, 벤 알리 대통령은 결국 동의했다. 결국 이들은 금괴 1.5톤을 인출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도주했으며 15일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부인의 금괴 반출은 성난 튀니지 국민들을 더욱 자극했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트라벨시는 12남매 가운데 유일한 딸로 성장,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미용사로 일하다 벤 알리 대통령의 눈에 띄어 지난 1992년 결혼했다. 트라벨시는 절대 권력자의 부인으로 사치스런 쇼핑을 즐기고 친인척 등 측근을 요직에 기용하는 등 튀니지에서 비난의 상징이었다. 그녀는 틈 만나면 두바이로 날아가 고가의 귀금속과 옷 등을 쇼핑했다. 초라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레일라는 돈과 비싼 차, 호화로운 집을 유독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FP는 튀니지 중앙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 “금괴를 빼갔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금괴와 현금 모두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라고 르 몽드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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