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증시가 그동안 소외된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예상되면서 관련 펀드로 관심이 모이는 반면 중소형ㆍ가치주펀드의 상대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형주 강세장이 아직 뚜렷이 확인되지 않은데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평가할 때 상반기 고수익 펀드에 대한 환매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최고 수익을 낸 중소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ㆍ신영밸류고배당 등이 국내 성장형펀드(주식비중 70%이상) 평균 수익률을 앞질렀지만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ㆍ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 등은 평균 이하로 내려앉았다. 반면 한국부자아빠성장주식형펀드 등 성장주 및 대형주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15~18%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소형주 펀드 투자비중이 크게 높은 이들이 아니라면 당장 이들 펀드에서 대형주 펀드로 갈아타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인종익 유리자산운용이사는 “대형주ㆍ소형주만으로 상승세를 구분하기에는 국내 증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중소형주 펀드라도 섹터 내에서 다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 사들이면서 수익률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이사도 “특정펀드가 항상 고수익을 거둘 수는 없다”며 “중요한 건 내재가치가 좋은 종목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또 얼마나 장기투자를 해나갈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허 이사는 이어 “경기 민감주들을 많이 사들이는 성장형펀드는 기업의 예상수익이 주가에 이미 많이 반영돼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종목별로 추가적 상승폭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16일과 같은 외국인들의 대형주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대형주 펀드들의 오름세가 지속될지 여부도 미지수로 꼽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의 첫째 원칙인 ‘장기투자’를 감안, 당장 몇 개월 수익률에 연연하기보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방향을 세우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