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한류관광 활성화하자

한류 열풍이 거세던 지난 2004년, 춘천에 있는 ‘준상이네 집’은 하루 600명이 넘는 일본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외국인을 포함해 하루 1명 정도만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 많던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까닭은 무엇일까. ‘겨울연가’의 방영이 끝났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쉽게 생각해도 좋을까. ‘준상이네 집’ 방문과 같은 한류 관광은 영화 관광(Film-induced Tourism)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영화 관광이란 영화나 드라마에 소개된 장소의 아름다운 경치나 그 장소가 불러일으키는 영화나 드라마의 스토리 재연으로 인한 감흥 등을 통해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비즈니스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영화ㆍ드라마와 연계해 세트장, 촬영지 등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화 관광은 영화나 드라마가 종영되거나 붐이 꺼졌을 때 관광객이 줄어든다는 데 문제가 있다. 관광에 대한 매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준상이네 집’의 방문객이 줄어든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류 붐 덕분에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왔다. 일본 NHK 지상파에서 ‘겨울연가’를 방송한 200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일본인 입국자 수는 2003년에 비해 무려 35.5%나 증가했고 특히 주된 시청자인 여성의 입국이 크게 늘어난 것만 봐도 한류의 효과를 알 수 있다. ‘겨울연가’ 촬영지 이외에도 ‘대장금 테마 파크’가 위치한 경기도 양주, ‘가을동화’ 촬영지인 속초, 영화 ‘쉬리’ 촬영지인 제주도 등이 한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가수ㆍ배우 등 연예인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방문객도 많다. 또 ‘대장금’으로 시작된 한국음식 맛보기 여행, 겨울철의 한국 스키 여행 등 한류에 영향을 받은 체험형의 다양한 여행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관광이 촬영지 여행에만 그치지 않고 연예인 팬미팅 및 이벤트 여행, 체험 여행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류는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 잠재적인 관광객을 확보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06년 들어 관광객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겨울연가’와 같은 드라마의 관광 효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영화나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도 매력적인 관광지로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한류 관광으로 유명해진 지역을 지속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이벤트를 열고 관광 테마를 발굴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최근 촬영지 유치를 위해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유치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유치 이후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 새로운 촬영의 유치 등에 관심을 쏟고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그 효과를 지속시켜야 할 것이다. 정동진의 경우 ‘모래시계’가 이미 오래 전에 종영됐지만 해돋이 관광, 야간열차 투어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광지로 거듭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무엇보다 한류 관광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겨울연가’나 ‘대장금’에 이어 새롭게 한류를 이어갈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나와야 할 것이다. 한류가 지속돼야만 한류 관광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류 지속을 통해 한류 관광이 활성화되고, 한류 관광을 통해 한류가 확산되는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즉 한류가 지속돼 콘텐츠의 수출이 증가하고 콘텐츠에 매료된 외국관광객이 늘어나며 한류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증가해 한류가 강화되면서 한류 관광이 확대재생산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국적 브랜드 조사기관인 안홀트-GMI의 국가 브랜드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005년 4ㆍ4분기에 35개국 중 25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평가 항목 중 특히 관광과 문화 등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한류를 지속화하고 한류와 관광을 접목시키는 마케팅이 병행된다면 우리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한국은 소프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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