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맛 조종?… ‘쓴맛’ 볼 날 얼마 안 남았다

소금 설탕과 같은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음식에서 나는 쓰고 신 맛을 제거하는 새로운 합성물질이 개발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쓴맛 억제제(bitter suppressor)`로 통칭되는 이 물질은 음식의 원래 성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좋지 않은 미각만을 제거하는 것으로, 최근 미국 식음료업체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올 4월 미국 뉴저지주의 한 생물공학 업체는 처음으로 식품과 음료수, 일부 약품의 쓴 맛을 막아주는 `AMP`로 명명된 분자 합성물질에 대한 특허권을 따냈다. 모유(母乳)에서 많이 발견되는 이 물질은 혀의 미각이 커피, 과일 통조림 등에서 나는 쓴 맛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데, 벌써부터 코카콜라 펩시콜라를 비롯한 유명 업체들로부터의 공동개발 및 사용권에 관한 계약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안 좋은 맛을 없애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런 물질을 이용, 특정 미각을 강조하는 데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테면 음식의 분자를 조작해 지방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 같은 맛을 느끼게 하거나 크림이나 설탕을 넣지 않고도 부드럽고 순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특허를 따낸 이 업체는 지금까지 20가지에 달하는 쓴맛 억제제를 발견해 이중 4건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특허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비만 당뇨 심장병 고혈압 등이 잘못된 식습관과 관계가 깊다는 인식이 급속히 퍼지면서 다이어트 식품이라도 맛은 똑같게 해 주는 이 같은 물질이 인기를 얻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쓴 맛을 감지할 수 있는 인체 기관은 30개가 넘기 때문에 모든 쓴 맛을 제거할 수 있는 공통의 억제제는 있을 수 없다”며 음식에 따라 억제하는 물질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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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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