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서부대개발 리스크만큼 기회 많다

■ 對中경제사절단 진출전략 현지좌담 >>관련기사 하이테크산업 유치… 인프라건설도 활발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60여명으로 구성된 대중국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이창(宜昌), 충칭(重慶), 청두(成都), 라싸(拉薩) 등 중국 서부지역을 방문했다. 이번 사절단은 최근 서부대개발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들 지역의 경제현황과 투자여건에 대해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산업현장을 시찰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사절단에 참가한 삼성ㆍSK 등 대기업은 물론 현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중소기업 대표들과 경제단체 대표, 중국전문가들과 함께 중국 서부지역 투자여건에 대한 의견과 진출전략을 들었다. ▦사회=이번 경제사절단은 중국의 서부대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지역들을 둘러보았다.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박용성 회장=서부지역을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보고 지방정부 관료들을 통해 투자여건을 소개받은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 특히 청두(成都)의 벤처센터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1만3,000평에 달하는 단지를 조성중인데 우수 인재유치를 위해 외국에서 학위를 받고 온 사람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끝까지 투자하는 정책을 쓴다. 중국이 하이테크를 집중 투자하면 우리는 무얼 먹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뒤라고 여겼던 중국이 생각보다 빨리 따라오고 있다. ▦사회=우리 기업이 진출하기에 서부지역의 투자여건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사업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가. ▦이형도 회장=전체적으로 볼 때 동부지역에 비해 투자여건은 그렇게 좋지 않다. 제조업의 경우 물류가 중요한데 항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수출 중심의 사업은 한계가 있지만 내륙지방 수요만 노리는 사업은 괜찮을 것 같다. 특히 서부대개발과 관련된 건설업종과 시멘트ㆍ레미콘ㆍ철근ㆍ강관 등 자재업종은 사업성이 괜찮다고 생각된다. 구매력은 괜찮은 편이다. 특히 충칭(重慶)ㆍ청두(成都) 주변은 예상보다 경제가 발전했다. 대도시로 나간 가족이나 친척의 송금이 충분한 내수의 바탕인 것 같다. ▦오수종 회장=중국에서 10년을 넘게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베이징ㆍ상하이ㆍ동부연안 등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사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여건이 같다고 하더라도 중국 사람들의 생각이나 인식이 우리와는 달라 애로가 많이 발생한다. 일부 지역은 차별임금 적용, 선진국형 품질관리 등을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 도시와 농촌지역의 차이도 크다. ▦사회=그동안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서부지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야 할텐데. ▦이종산 대표=중국은 선진국과 같은 투자 인프라가 전혀 없다. 특히 동부지역에 비해 서부지역은 진출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 일반적인 인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규범화, 국제화가 안돼 있는 지역은 오히려 이것이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편화된 선진국시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도 없고 경쟁해서 따라잡기도 어려운 것이 아닌가. ▦이형도 회장=중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기회가 많은 시장이다. 반면 리스크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가장 우려했던 점은 중국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미뤄볼 때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여는 등 신뢰성이 생겼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수종 회장=최근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실패하는 확률은 10년전이나 비슷하다. 오히려 먼저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월등히 앞서 있다.] 뒤늦게 진출하는 만큼 시장에서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의 경우 리스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위험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KOTRA나 상의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구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확실한 정보와 노하우를 얻은 후 진출해야 한다. ▦박월라대표 =중국 정부가 중국이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거나 정부 재정으로 메워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그럴만한 능력이 될 지 의문이다. 또 중앙정부가 민영기업을 육성하는 모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과거 공기업 형태를 고집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또 최근 국내 산업의 공동화도 우려되고 있다. ▦손병두 부회장=우리에게 중국은 잠재 경쟁국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5년 이후에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추월당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고 관료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지난 7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관료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특히 IT분야에서도 중국에 뒤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박용성 회장=전통산업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중국에 땅을 사서 공장을 짓는 것보다 국내의 기존 공장을 20년 더 가동하는 게 경제적이다. 더구나 국내 산업의 공동화 현상도 걱정해야 한다. ▦사회자=중국의 모습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있는 것 같다. ▦박용성 회장=중국 관료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았다. 단순히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 때문에 그렇게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사절단은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없는데도 관료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손병두 부회장=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IT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공부를 한 인재를 데리고 와 창업을 시킨다. 유학생을 위한 창업센터 등을 만든 것은 체계적으로 IT산업을 육성하려는 앞선 시스템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도 분발해야 한다. ▶ 참석자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이형도 삼성 중국본사 회장,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 상근부회장, 이종산 SK글로벌 중국총대표, 오수종 북경천해공업유한공사 회장, 박월라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경대표처 수석대표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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