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업종 Inner View] 도자기·위생도기

저가 중국산-고가 유럽산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br>디자인·품질 고급화로 "경쟁력 강화"<br>선두업체들 신소재 제품 개발등 '제2 도약' 총력<br>주방·욕실등 토털브랜드 전략펼쳐 수익성 개선도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생활용품박람회 '2007 프랑크 푸르트 춘계 소비재박람회'에서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등 국내업체들도 참가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고려청자의 나라'가 한국 도자기산업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도자기, 위생도기, 타일 등 크게 3분야로 분류되는 이 업계는 30~ 50%를 중국산 저가제품에 점령당했고,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전략에 눌린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있다. 이렇게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일부 선두업체만 살아 남아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 고급화에 심혈을 기울이며 시장 개척에 고군분투 하고 있다. 도자기 산업은 경기에 민감한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내구성이 좋아 경기가 위축되면 소비가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타일과 양변기ㆍ세면대 등 위생도기는 건설 경기에 따라 업계의 경기도 좌지우지되는 특성이 있다. ◇시장의 양극화 갈수록 심화=중국산 제품이 시장에 침투하면서 시장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도자기의 경우 지난 5년간 국내 저가품 시장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채워졌다. 주요 할인점이나 동대문ㆍ남대문의 혼수전문 도매상가에 나온 중소 브랜드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국내산과 비교해 30%이상 싸다. 고급 브랜드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주요 백화점은 2~3년 전부터 도자기 매장을 수입 브랜드 위주로 완전히 개편했다. 영세 도자기업체 입장에서는 설 자리가 완전히 없어진 셈이다. 결국 여주 이천 등지의 소규모 생활식기업체는 대부분 폐업했고, 일부 업체는 중국으로 가마를 옮겨, 중개상 형태로 업태를 전환했다. 위생도기와 타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위생도기의 경우 40%, 타일의 경우 50% 이상이 중국산 제품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1군 건설사의 경우 고급 이미지를 위해 중국산 위생도기를 쓰지 않지만 중견 건설사만 해도 가격을 따지다 보니 국내산 보다 50~60%대 가격에 파는 중국제품을 대부분 쓴다"며 "소수의 고가시장은 독일 등 유럽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소재 고급화에 총력=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하는 몇몇 회사들은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고, 소재 및 신기술 분야에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파고를 넘고 있다. 도자기업계의 경우 한국도자기와 행남자기가 대표적. 한국도자기는 80년대 초부터 전사적인 품질경영 활동을 벌이는 한편, 환경호르몬 문제에 대응한 친환경 웰빙식기를 발 빠르게 선보였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똑같은 수채화 패턴의 디자인으로 냉장고와 홈세트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행남자기 역시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5%의 제품이 매출의 60%를 책임진다는 '5-60 디자인 경영'이라는 목표를 앞세워 디자인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행남자기는 유명 디자이너 아릭 레비와 '디자이너스 컬렉션'이라는 최고급 브랜드를 런칭했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품의 화려한 특성을 살린 디자인이 인기를 얻었다면, 이젠 특정 테마를 주제로 삼아 시리즈 형태로 연결해 개발하는 것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위생도기ㆍ타일 시장에서는 대림요업, 계림요업, 동서산업 등이 메이저 회사로 꼽힌다. 위생도기의 경우 90년대 후반까지 '디자인'이라는 개념 없이 정체돼 있다가 외환위기 이후 고급아파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제서야 디자인이 이슈가 됐다. 이젠 모던하고 다양한 디자인은 물론 항균ㆍ방오 등의 기능을 갖춘 상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나아가 비데와 양변기를 접목시키거나 가정용 전자소변기를 개발하는 등 전자기능을 가미한 상품들이 속속 선보여지고 있다. 대림요업 관계자는 "위생도기 시장은 대기업이 쉽게 들어오기 힘든 시장이라 기존 업체가 트렌드를 리드하면서 신제품을 제때 선보인다면 충분히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며 "타일 역시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털 브랜드 전략 필요=도자기타일 업계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선 토털 브랜드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도자기는 지난 2004년 주방 토털 브랜드 '리빙한국'을 런칭 했으며, 행남자기 역시 같은 해에 '테이블조이' 를 만들었다. 이들 기업이 주방 토털브랜드 전략을 쓰게 된 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저가품 시장에서 철수하고,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약화된 국내 브랜드를 보완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렇게 출발한 토털 브랜드는 현재는 효자상품으로써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 대신 디자인만 개발해 아웃소싱 형태로 제품을 공급 받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위생도기ㆍ타일업체들도 토털 욕실 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기술적인 면은 물론 디자인으로도 차별화 된 제품을 선보이면서 고급형 토털 욕실 시스템으로 접근해 나가야 업계의 미래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