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우선협상자 선정… 론스타 '수정제안서' 대응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16일 서울은행 우선인수협상자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하나은행과 론스타간의 막판 경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수정제안서를 공자위에 제출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수정제안서에는 정부가 보유할 주식을 하나은행이 되사는 '자사주 매입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론스타가 제시한 수익공유(profit sharing) 방식도 제안서에 부분적으로 포함시킬 방침이어서 공자위의 결정이 주목된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14일 "론스타가 추가 제안서를 낸 점을 감안해 '컨틴전시 플랜(긴급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이 제안은 기존 제안 중 가격조건을 제외한 다른 부문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다만 긴급제안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아직 제출 여부를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수정제안서에는 ▲ 정부 보유주식을 매입하기 위한 자사주 프로그램 ▲ 수익공유 방식 추가 ▲ 서울은행 직원의 인력감축 완화 ▲ 서울은행 부실자산에 대한 면책조항 완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경우 정부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 추가 지분매입에 따른 공적자금 회수방법"이라며 "하나은행이 정부에 민영화방안에 대한 대비책을 제시할 경우 론스타의 현금제시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이 같은 내용의 수정제안을 제출할 경우 16일 열리는 회의에서 공자위는 하나은행의 수정제안과 론스타의 추가 제안을 심의, 매각가격을 비교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서울은행 인수에서 하나은행은 1조원의 주식을 매각대금으로 제시, 8,500억원의 현금을 내겠다는 론스타를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됐다.
그러자 론스타는 서울은행 인수시 약 1,500억원의 운영수익을 예금보험공사와 나누는 조건을 추가로 제시해 공자위가 16일 회의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금융계는 하나은행이 수정제안을 할 경우 서울은행 매각입찰은 사실상 재입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입찰 당사자들이 수정제의를 한 것은 서울은행 가격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며 "추가설명(clarification)이라는 어정쩡한 형식을 취할 것이 아니라 불공정ㆍ특혜시비를 잠재우고 매각대금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재입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