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공무원들에 대한 주5일(주40시간) 근무제 확대ㆍ시행이후 일선 초ㆍ중ㆍ고교에 근무하는 학교 행정직(=교행직)과 교원(=교사)들간 근무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근태 관리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교원들은 관련법상 월 1회(시범학교는 2회) 토요일 한번만 휴무하도록 돼 있는 반면, 교행직들은 매주 토요일 출근하여야 하나 지방조례 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토요 근무자는 평일 1시간씩 단축 근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행직들은 일반 공무원들처럼 당연히 적용받아야 할 주5일 근무를 적용받지 못하고 토요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고, 교원들 역시 주5일 근무 대상에서 제외돼 ‘학교가 무슨 보육단체냐’하는 푸념을 쏟아내고 있다. ◇ ‘학교의 특수성’이 남긴 후유증 =상황이 이처럼 꼬이게 된 것은 정부가 국가공무원인 교원들에 대해서는 주 40시간 근무 적용을 유보하는 특례조항을 둔 반면, 지방공무원인 학교 행정직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같은 특례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의 부칙에 일선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 중 교원들은 주40시간 근무에서 제외하는 대신 연가와 특별휴가 일수는 완전 주5일 수업제가 정착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는 행정직들은 당연히 주40시간 근무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례나 규칙, 지침 등을 근거로 여기서 배제됐다. 그러나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매주 토요일 당번제로 출근하는 대신 평일근무시간 단축 등의 방법으로 주40시간 근무를 맞춰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원적인 근태 운영이 불가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학교의 특수성’이다. 당초 교원들에 대한 주5일 근무제 배제 방침도 우리 사회에 아직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있고, 이들의 자녀들을 위해 토요일 학교는 문을 열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마찬가지로 교행직들이 일반 공무원들과 달리 주5일 근무에서 배제된 것도 ‘학교에 학생이 등교하고 교사가 나오는데 행정직도 당연히 출근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 교육당국, 문제해결 적극 나서야=그러나 이 같은 근태 운영에 대해서는 교사들뿐만 아니라 교행직들 역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K고의 한 행정실 직원은 “방학때는 일반 공무원 복무규정을 따르고 토요일에는 교육공무원복무규정을 따라야 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수업이 있는 토요일 반드시 출근하도록 하는 것은 행정직원들에게 법에 없는 근무를 하게 하는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교원들 역시 “행정직들에 대한 토요 휴무 확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의 완전 주5일 수업제의 조기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소외감을 느끼기는 매 한가지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정부부처가 일선 학교의 근태에 관한 정확한 실태 파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학교 토요휴무가 2회로 확대되는 등 주5일 수업제가 전반적으로 정착돼 가는 단계에 있지만 그 이전이라도 교원-행정직간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소지를 키워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총의 한 관계자는 “학교는 교사와 교행직의 두 축으로 굴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간 이해가 우선”이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교육당국이 그저 팔짱만 끼고 있다면 뿌리깊은 교원-행정직간 반목과 대립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