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아시아·유럽 통화절하 안돼"… 환율전쟁 전세계 확산 조짐

美재무·연준 구두개입… 10월'환율보고서' 주목<br>달러강세 부작용 우려 기준금리 인상 미룰수도


미국이 아시아·유럽 등의 통화절하 경쟁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환율전쟁의 포연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맞물려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 급등이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에 이르자 미국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모양새다. 이 때문에 미 재무부가 이달 의회에 제출할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독일·중국 등에 대해 보다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화 강세의 부작용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교역 당사자들이 경제부양을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통화가치 절하 경쟁과 지속적인 환율 불균형(misalignment)을 막기 위해 환율을 정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달러화 가치가 10개 주요국 통화 대비 6.7%나 급등하며 미 기업들의 수출, 인플레이션율 증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구두경고에 나선 셈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오르면 미 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한다. 특히 루 장관은 구체적으로 중국을 지목하며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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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도 잇따른 구두개입에 나섰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달러 강세의 역풍에 수출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초저금리 기조를 오는 2016년 1·4분기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8일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달러화의 추가 강세는 수출 등 미국의 대외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고 밝혀 더 이상의 달러 강세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달러화 가치는 주간 기준으로 13주 만에 떨어지며 올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저성장 국면에 시달리는 다른 국가들이 '마이 웨이'를 고집하고 있어 환율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통해 통화약세를 유도하고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영국·스위스·체코 등도 외환시장 직접개입 등에 나선 상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앨버트 에드워즈 투자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조만간 달러당 120엔까지 상승하는 등 달러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새로운 환율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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