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뉴스 포커스] 사공 많은 하이닉스 어디로 가나

유재한 정책금융公 사장 돌연 사의<br>구주→신주발행 방식으로 지분매각 급선회 가능성속<br>"사의는 뿌리깊은 갈등 표출… 정리 안하면 매각 장담못해"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유재한(사진)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유 사장 사임에 따른 매각차질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하이닉스 지분매각 방식은 신주발행 중심으로 급선회하며 매각구도 자체가 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 사장의 사의는 한편으로 하이닉스 매각과정에 잠복된 뿌리 깊은 갈등이 표출된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채권단 내부의 반목에서부터 청와대는 물론 지식경제부 등 관련부처의 잇따른 입장 개진, 여기에 입찰에 나선 기업의 과도한 목소리까지 한데 엉키는 등 사공이 너무 많았다는 뜻이다. 결국 이 같은 난마를 정리하지 않고는 하이닉스 매각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금융공사는 16일 "유 사장이 하이닉스 주식매각과 관련된 책임을 지고 금융당국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하이닉스 주식매각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려 했으나 채권단의 입찰조건 논의과정에서 결정되지 않은 사안 등이 보도되면서 많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 사장은 다만 논란이 된 구주(채권단 보유지분 15%) 매각과 관련한 채점기준 예시에 대해 "입찰수량이 다른 경우 총 프리미엄(주당 시가를 초과한 금액X입찰수량)을 많이 쓴 쪽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한 것은 일반적인 원칙에 대한 설명"이라면서 "이마저 채권단의 욕심으로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지난 11일 구주매입 비율이 높은 인수후보자에 가산점을 줄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이를 해명하기 위해 기자설명회를 열었지만 앞뒤 발언이 상반돼 논란만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 사장의 사의표명으로 하이닉스 매각방향은 사실상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정책공사가 희망하던 구주 중심의 매각은 여타 채권단이 선호한 신주발행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부분의 채권단은 구주를 적게 팔더라도 매각성사 쪽에 무게를 뒀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구주 7.5% 이상은 팔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 사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신주발행을 더 늘리는 쪽으로 매각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SK텔레콤이나 STX 역시 신주발행을 더 늘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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