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노보기' 우승 노리는 '노승열'

PGA 취리히 클래식 3R

54홀서 버디만 18개 단독 선두

40년 만의 대기록 세울지 관심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빠진 국민께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노승열(23·나이키골프)의 말이다.

노승열이 PGA 투어 '코리안 브러더스' 시즌 첫 승의 강력 후보로 떠올랐다. 동시에 PGA 투어 사상 40년 만의 보기 없는 우승에도 도전한다. 노승열은 27일(한국시간)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 루이지애나TPC(파72·7,399야드)에서 벌어진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공동 3위를 지켰던 노승열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노승열이 PGA 투어에서 3라운드 뒤 선두에 이름을 올리기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중간합계 18언더파 198타로 단독 2위(16언더파) 키건 브래들리(미국)와는 2타 차. 브래들리는 2011년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자로 미국을 대표하는 영건이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 연속으로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54개 홀을 도는 동안 버디 18개를 잡고 나머지 36개 홀은 파로 막았다. 3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드라이버 샷이 연못에 빠질 뻔했지만 벙커에 걸려 파로 마무리하는 작은 행운도 따랐다. 최종 4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선두를 지켜낸다면 1974년 리 트레비노(미국) 이후 40년 만의 '노 보기 우승'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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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평균 305.5야드의 장타를 뽐내고 있는 노승열은 특히 아이언 샷이 마음먹은 대로 그린에 떨어지고 있다. 샷이 홀 바로 옆에 붙어 갤러리들의 탄성이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노승열이 주인공이다. 그린 적중률 83.33%. 전체 선수 평균(69.54%)을 훨씬 웃돈다. 올 시즌 13개 대회에 출전, 최근 11개 대회 연속으로 컷을 통과하며 감을 잡은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PGA 투어 데뷔 첫 승 문턱에 들어섰다. 2010년 유러피언 투어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투어 사상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던 노승열은 PGA 투어 우승은 아직 없다. 2012년 AT&T 내셔널 때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해 공동 4위로 마친 게 가장 아쉬웠다.

2012년 PGA 투어에 데뷔한 노승열은 올 시즌 전 큰 위기가 있었다. 지난해 상금 순위 125위 밖(153위)으로 밀려 PGA 투어 카드를 잃은 것. 하지만 지난해 9월 웹닷컴(2부)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극적으로 올 시즌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노승열은 "지난해는 무척 실망스러웠지만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최종일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휴스턴 오픈 때 손목을 다쳐 기권하고 3주 만에 복귀전을 치르고 있는 그는 "부상 탓에 한국으로 돌아가 부모님,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간들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였던 벤 마틴(미국)은 1타를 잃고 14언더파 공동 4위로 밀려났고 로버트 스트렙(미국)이 15언더파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질랜드동포 대니 리는 11언더파 공동 10위,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6언더파 공동 41위다. 양용은(KB금융그룹)과 배상문(캘러웨이)은 5언더파 공동 50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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