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대 대통령중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민간 연구기관인 파이낸셜 마켓센터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대상으로 미국의 금융정책기관인 FRB에 대한 장악 정도를 비교·평가한 결과 클린턴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반해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FRB에 대해 가장 확고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루즈벨트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파이낸셜 마켓센터는 보고서에서 FRB내 이사회 구성원들의 교체 빈도, 이사들의 평균 임기 등을 기준으로 대통령의 장악 수준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정책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중 FRB 이사들을 자주 교체하는 바람에 이처럼 가장 낮은 점수를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이 취임초 임명했던 6명의 이사들 가운데 현재까지 3명이나 은퇴해버렸기 때문이다. 알랜 블린더, 자넷 옐렌, 앨리스 리블린은 평균 2년4개월간 현직에 머물렀을 뿐이다.
이들은 대체로 개인적인 사정을 은퇴 이유로 내세웠지만 일부에선 금리정책 향방 등을 놓고 FRB내 갈등관계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바람에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선 90년대 들어 FRB 이사진들의 평균 수명이 크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보고서는 『트루만 이후 클린턴 만큼 이사진들을 자주 교체한 대통령은 없다』고 단정지었다.
월가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같은 걸출한 인물이 FRB를 확고히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비중이 떨어진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조지 부시 전(前)대통령은 과거 대선 당시 그린스펀이 자신의 뜻과 반대로 금리를 움직여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