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빈곤 대출’ 노벨평화 수상자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해고


빈곤층에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온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창립자 무하마드 유누스(71)가 총재직에서 해고됐다고 AFP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정년을 넘겼다는 게 명분이지만, 그의 해임에는 정치적 배경이 깔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이날 “유누스가 당국의 승인 없이 정년 60세를 넘긴 뒤에도 총재직을 맡아왔다”며 “그라민 은행에 정년 규율을 위반한 유누스에 대한 즉각 해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라민은행 이사회의 의결권 중 25%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는 지난달부터 고령을 이유로 유누스의 사임을 압박해왔다. 지난해 말 노르웨이의 한 방송에서 보도한 “그라민은행이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받은 기부금 중 9,600만달러(약 1,076억원)를 자회사로 돌려 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올 초부터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유누스 지지자들은 유누스가 2007년 셰이크 하시나 총리에 맞서는 새 정당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뒤 하시나 총리와 대립, 이후 조직적인 정치적 공격을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유누스를 가리켜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누르잔 베굼 그라민은행 부총재는 이날 그라민은행이 곧 유누스를 해직했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잔나트 콰나인 그라민은행 대변인은 유누스가 총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그라민은행과 유누스는 소액신용대출 제도를 개척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 이 은행은 현재 830만명에게 9억5,500만 달러를 대출해주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