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반전(反戰)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라크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 군사 행동 가능성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제 금융 및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1일 뉴욕 증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무기사찰 시한 연장을 일축하며 더 이상 이라크에게 시간을 주지 않겠다고 강력 경고하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4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전일 대비 1.68%(143.84포인트) 떨어진 8,442.90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 역시 0.87%(11.94포인트) 하락한 1,364.25로 마감돼 나흘동안 4.19%나 빠졌다.
또한 석유 수급에 대한 불안으로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2월 물은 장 중 한 때 배럴 당 35달러를 넘기는 등 폭등세를 보인 끝에 전일보다 70센트(2.1%) 오른 34.6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1월 29일 이후 2년여 만에 최고가다.
국제 금값 역시 전쟁 가능성 고조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아시아 시장에서 금 현물가는 온스 당 360.30달러를 기록, 지난 1997년 3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1일 감세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경제학자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사담 후세인에 대한 압력을 가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자발적인 의지의 동맹을 이끌 것”이라고 말해 UN과 우방들의 지지없이도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