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내수시장 점유율 30% 벽을 넘어섰다. 쏘울ㆍ포르테ㆍ로체이노베이션 등 올해 출시된 신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월간 기준으로 기아차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12월(32.9%) 이후 7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9월 국내에서 2만4,322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31.0%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9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9.5% 증가한 것이다. 9월까지의 누적 내수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19만7,017대)보다 16.3% 증가한 22만9,171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기아차의 눈부신 성과는 정의선 사장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을 영입해 펼친 디자인경영 덕분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정의선 사장 부자가 남다른 애정을 쏟은 쏘울은 깜찍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지난달 22일 출시된 지 7일 만에 벌써 1,170대가 팔려나갔다. 출고 대기고객도 1,000여명에 달한다. 8월 시장에 투입된 슈라이어 부사장의 야심작 포르테도 지난달 10일도 채 안돼 1,327대가 팔린 데 이어 9월에만 4,036대를 팔아 경쟁차종인 아반떼(4,268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고유가 탓에 전국에 경차 열풍을 몰고 온 모닝도 9월 한달간 4,300대가 팔려 인기를 지속했다. 기아차는 이처럼 내수시장에서는 약진을 했지만 수출시장에서는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시장이 위축된데다 임단협 관련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9월 수출은 7만2,412대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환율 급등이 수출 비중이 70%나 되는 기아차에 큰 호재”라며 “누적 손실규모가 큰 해외법인을 포함해 기아차의 실적회복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임단협이 종결됨에 따라 4ㆍ4분기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해 우호적인 환율 여건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와 더불어 GM대우도 내수시장에서 재미를 봤다. GM대우는 국내 시장에서만 1만586대를 팔아 8월 9%에 비해 15%대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쌍용차도 전월에 비해 내수에서만 24.8%(3,501대)나 판매가 증가해 한숨을 돌렸다. 반면 르노삼성은 내수에서 8월의 5,360대에서 9월 4,452대로 16.9%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