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흩어져 있는 조선시대 어필(御筆)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시회가 마련된다.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은 내년 2월 10일까지 '조선왕조어필'전을 열어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과 왕비, 대군과 군, 공주와 옹주 등 모두 46명이 쓴 작품 90여점을 일반에 선보인다.
출품작은 서첩, 간찰, 현판, 탁본, 병풍, 두루마리, 대련 등으로 다양하며 한문과 한글이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사군자 등도 소개된다. 내용으로 보면 시(詩)와 유(諭ㆍ신하에게 내리는 깨우침의 말), 사(賜ㆍ신하에게 선물로 하사하는 글), 제문(祭文), 전(箋ㆍ부전지), 소비(疏批ㆍ신하가 올린 상소에 대한 답이나 결), 잠명(箴銘ㆍ삶의 지침이 되는 경계의 말), 서간(書簡), 서문(序文), 발문(跋文) 등이다.
이번 전시는 특히 태종, 영조(한글), 명성왕후, 정순왕후, 순명효왕후, 인목왕후 등의 글씨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되고 문종, 선조, 효종, 현종, 숙종, 사도세자, 정조, 고종, 안평대군, 흥선대원군 등 서예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도 대거 소개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술의전당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역사박물관 등 전국 40여개소 소장처에서 왕과 왕비의 글씨인 어필을 빌려와 ▦조선전기 ▦조선중기 ▦조선후기 ▦조선말기로 시대를 구분해 전시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어필은 글씨의 기준이자 법으로서 신하와 백성들에게 교과서나 다름없었다"면서 "이번 전시에서는 어필의 역사가 곧 조선조 서예사의 대강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장료 일반인과 대학생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