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9월 7일] 고달픈 총리 직무대행

요즈음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과천청사에서 장관을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총리 권한대행을 맡은 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관 집무실을 비우는 일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윤 장관의 바쁜 일정은 말할 나위도 없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다. 재정부 일은 물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업무, 총리 권한대행 업무까지 감당해야 할 일정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윤 장관이 총리 권한대행을 맡은 지 오는 11일이면 한달째. 그동안 윤 장관은 총리 직무대행으로 과천청사에서 세종로청사ㆍ청와대를 거쳐 여의도 국회까지 이어지는 눈코 뜰 새 없는 일정 소화로 몹시 지쳐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G20 정상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의제에 대해 각국과의 의견 조율을 위한 회의준비에 해외출장까지 예정돼 있어 심적 부담이 상당하다. 최근에는 총리 직무대행 대우를 받기는커녕 가는 곳마다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윤 장관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난 8월30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 때는 의원들로부터 "정부가 말로만 친서민을 하고 실제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다"는 맹비난을 받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국가재정운용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전망 근거의 신뢰도가 낮다"고 질타해 이를 해명하고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지난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는 영리병원 도입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한 진수희 신임 보건복지부장관이 반대 입장을 내비치며 대립각을 세워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윤 장관의 총리 기용설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사람으로 후임 총리 인선이 이뤄진다 해도 후임 총리가 제대로 일을 하려면 청와대 인사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절차 등을 거쳐 오는 10월 중순쯤에나 가능하다. 한달 정도는 윤 장관이 더 총리 직무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장관 일과 코앞에 다가온 G20 업무만 해도 벅찬 일이다. 하루속히 후임 총리가 선임돼 장관은 장관 업무에, 총리업무는 총리업무에 매진하는 상황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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