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이혁병 ㈜캡스 사장 "무인경비시장 국내1위 도약할것"국내 첫 이중관제시스템 도입등 차별화에 총력"브랜드경쟁력 바탕 올 매출 10%이상 신장" 자신수평적 조직문화로 '집처럼 편한 회사' 만들기도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한국에서의 등수보다는 세계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인경비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캡스를 이끌고 있는 이혁병(54) 사장은 ‘글로벌 1위 브랜드’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 지난 71년 설립된 한국보안공사를 모태로 하고 있는 캡스는 98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뒤 그 이듬해 미국 100대 기업인 타이코(TYCO)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 사장은 2002년 3월부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2000년 4,300억원 규모였던 무인경비시장은 2002년 7,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약 30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가운데 일본과의 합작사인 에스원(브랜드명 세콤)과 캡스(브랜드명 ADT 캡스)가 1위와 2위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비보안 브랜드로서 ADT는 세계 1위를 자랑하지만 국내에서는 2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이 사장의 노력은 그래서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기업역량 강화를 위해 타이코 본사를 설득해 100억원 규모의 첨단 시스템을 구축, 종합방범방재센터ㆍ이중관제시스템 등 선진기술을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국내 무인경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구축한 이중관제시스템은 서울 삼성동과 장안동에 똑같은 관제실을 두고 24시간 중단 없는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즉 제1관제실에 화재 등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제2관제실이 실시간으로 가동돼 고객 안전관리 기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막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캡스는 ISO9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예멘 항만청 안전 컨설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는 인천 신공항 외곽 감지 시스템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시스템, 양양공항 외곽 경비 시스템 등을 설치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보안 서비스시장의 초점은 언제 어디서든 위험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 출동할 수 있는 원격 시스템에 있다”면서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지난해 2,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1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본부를 포함해 80여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사별로 근무 중인 수명에서 수십명의 순찰대원 등을 포함한 총인원은 2,500여명에 달한다. 캡스는 이제 한단계 높은 질적 서비스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장은 우선 도둑 잡는 물리적 보안시장에서 첨단 원격 서비스를 무기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KTFㆍSK텔레콤 등과 함께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통한 모바일 보안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멀리에서도 항상 보안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컨트롤패널(ICP)’ 시스템을 개발, 기존 서비스와 신규 서비스에 접목하면서 편리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순찰대원들이 휴대용단말기(PDA)를 통해 무선으로 보안장치를 작동할 수 있음은 물론 작동을 해제할 때도 임의의 비밀번호를 받아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무선 센서를 도입함으로써 케이블을 깔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비용을 줄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이른 시간 내에 대원들이 출동해 사건을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기존 하드웨어적인 시스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안시장 세계1위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최근 브랜드를 ‘ADT 캡스’로 바꿨다. 이 사장은 “고객이 처음 만나는 것은 그 기업의 디자인”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이고 딱딱하고 보수적인 보안이라는 분야일수록 고객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78년 대우그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사장은 “무인경비 서비스는 21세기 유망 산업인 만큼 급신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또 인생에 있어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캡스를 맡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캡스 사장이라는 자리가 그리 녹록지는 않았다. 타이코에 편입된 후 사장이 4명이나 바뀌면서 조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장 취임 직전 민주노총에 가입한 캡스 노조가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해 그로서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간부들에게는 리더십 교육을, 직원들과는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면서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열성을 다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취임 초기 78%에 달하던 노조 가입률이 현재는 1%로 뚝 떨어졌으며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그의 경영철학처럼 캡스 직원들은 이제 ‘집처럼 편한 회사’라고 자랑하고는 한다. 한편 이 사장은 “ADT가 세계시장에서는 1위를 자랑하는 만큼 ‘글로벌 넘버1 기업’으로서의 노하우와 한국 특성에 맞는 서비스 개발로 국내 1위로 도약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직원과 직접대화 채널 중시 이혁병 사장은 무엇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면서 '친구 같은 최고경영자(CEO)'를 자처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직원과 사장간의 직접대화채널을 구축해 직원들로부터 각종 불만과 건의사항을 직접 듣고 잘못된 조직문화를 하나씩 고쳐나가고 있다. 이 사장의 이런 생각을 반영한 시스템이 바로 '닥터 캡스'로 사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셈. 아울러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 2,5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50개 클래스로 묶어 서로 부대끼게 하는 '열정교육'을 실시했다. 클래스별로 1박2일씩 8개월 동안 진행된 열정교육에서는 고객감동 서비스 교육과 함께 수상스키ㆍ조별연극 등을 하면서 딱딱한 조직문화를 벗어날 수 있는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모색했다. 더 나아가 캡스 내에도 스노보드ㆍ산악자전거ㆍ스키 등 10여개의 다양한 스포츠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철마다 맞는 운동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계기를 삼는다고 한다. 실제로 이 사장 본인이 해군 장교 출신으로 태권도 3단, 유도 2단, 아마 3단의 바둑 실력을 자랑하며 골프ㆍ스키ㆍ수상스키ㆍ산악자전거ㆍ테니스ㆍ승마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고. 이와 함께 2교대 근무제를 3교대 근무제로 바꾸는 등 그간 직원들의 불만 1순위였던 업무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스포츠와 포도주 모임을 통해 젊은 직원들과 어울리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 사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편하고 자유스러워야 서비스 정신도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법"이라며 "고객 서비스 정신이 중요한 무인경비시장에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서비스 마인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감성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ADT캡스챔피언십'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는 특히 불치ㆍ난치 아동의 소원을 들어주는 '메이크 어 위시(Make-A-Wish)'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 약력 ▦53년 충남 부여 출생 ▦71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75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83년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졸업(MBA) ▦84년 ㈜대우반도체 기획/마케팅 과장 ▦85년 ㈜한국신용평가 기조실장 ▦93년 대우캐리어 전무 이사 ▦99년 캐리어LG 사장 ▦2002년 3월~현재 ㈜캡스 대표이사 입력시간 : 2006/05/02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