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법원 경매법정에 부동산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12일 각 지방법원에 따르면 올들어 경매 접수 건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입찰신청인은 급증추세다. 부동산 시황이 좋으면 아파트 등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오기 전에 좋은 가격으로 처분돼 대체로 경매 접수가 줄어든다.
동부지법은 3월 285건, 4월 271건, 5월 255건, 6월 213건 등으로 경매 접수 건수가 계속 줄었고 북부지법은 3월 309건, 4월 289건, 5월 242건, 6월 288건 등으로 3월 이후 접수량이 줄거나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급증했다. 북부지법은 1월에는 접수된 243건 중 142건만 처리됐으나, 지난달에는 288건 중 259건이 처리되는 등 접수건수 대비 처리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1, 2회 입찰에서 매각되는 비율은 작년 12월 19%에서 올해 3∼5월 60% 선을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70%대까지 올라섰다.
동부지법도 유찰률이 낮아지고 감정가 80% 이상에 매각되는 비율이 늘었고, 서부지법도 대부분 매물이 감정가의 80%에 낙찰되는 수준이라고 경매 관계자가 전했다. 최근 경매에 참여하러 동부지법을 찾은 이모(46ㆍ여)씨는 "법정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띄게 늘었다. 이 때문에 낙찰가가 올랐고 감정가 이상을 써 내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장안동에 사는 박모(55)씨는 "요즘 물건은 줄었는데 사람은 20% 증가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생각해 강북 역세권 지역의 매물을 찾으러 왔다"라고 귀띔했다.
북부지법 관계자는 "요즘은 감정가의 80% 이상이면 팔린다"며 "입찰자들의 자금 사정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수 열기는 민간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경매정보 제공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매에 나온 서울 부동산의 낙찰률은 작년 12월 18.5%였지만 지난달에는 35.8%로 배 가량 상승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매시장은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척도다. 보통 6개월 전에 부채로 넘어간 매물이 경매 법정에 나오는데 최근 싼 값에 좋은 매물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