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13대 대선 이후 등장한 역대 정권의 인수위원장을 보면 전체 5명 가운데 정치인 출신이 3명, 학자 출신이 2명이다. 김 인수위원장과 같은 정통 법조인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헌정 사상 첫 인수위원장으로 발탁된 인사는 1987년 노태우 정부 출범 당시의 고(故) 이춘구 전 의원이다. 민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 전 의원은 군내 파벌이었던 하나회 출신으로 신군부 실세였다. 김영삼 정부 출범 당시에는 노태우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원식 전 총리가 인수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정 전 총리는 명망 있는 학자 출신으로 문민정부의 비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대중 정부 출범 때는 4선의 이종찬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당무위원이 인수위원장을 맡았다.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 민정당에 활동한 이 전 위원장은 DJP 연합에 따른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인정 받았다.
노무현 정부로 정권이 이양될 때는 임채정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개혁 성향의 시민단체ㆍ학계 인사들로 꾸려진 인수위를 이끌었다.
2007년 말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장은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이 맡았다. 직선제를 통해 4번의 대학 총장을 역임하는 동안 보여준 탁월한 대학 경영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인수위원장 시절 '어륀지'로 대표되는 영어몰입교육 주장으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