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받은 걸 돌려주는 일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김인경(22ㆍ하나금융)은 1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지만 정작 남는(?) 게 없다. 그는 22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절반은 오초아재단에, 절반은 미국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즉석에서 투어 측에 전달했다. 이날 전화를 통해 들려온 김인경의 목소리는 아주 밝았다. 지난해 6월 스테이트팜클래식 이후 1년5개월 만에 우승했다는 감격과 함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2007년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미국에 오고 싶었지만 그럴 만큼 부모님의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어요. 그때 한 분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누구나 도움이 필요해요. 그런 생각에서 기부하기로 결심했지요.” 은퇴한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주최 대회의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넓은 마음을 가진 오초아는 내 우상”이라고 밝힌 그는 “선수 시절 때나 현재 로레나 오초아 재단을 통해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는 모습에 감동해 기부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도 골프 이외에 뭔가 사회에 도움을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김인경은 멕시코 과달라하라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뿜어내 전날 단독 선두였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3타 차 2위로 밀어내고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2007년 투어에 데뷔, 2008년과 지난해 1승씩을 거뒀으나 올해 우승 없이 보낼 뻔했던 김인경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챙겼다. 한국 군단은 지난달 강지민(30)의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최나연(23ㆍSK텔레콤), 신지애(22ㆍ미래에셋), 김인경까지 4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상금랭킹 1위 최나연은 공동 7위(12언더파)에 올라 이번 대회에 불참한 2위 신지애와의 상금액 차이를 약 3만5,000달러 차이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