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國 경제력 '노령화 경보'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 경제 조사
`싱가포르,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침체'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 `아시아 경제 조사'란 제목의 특별기사에서 싱가포르가 수년 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인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저널은 그 동안 아시아 각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던 노동인구 증가세가 둔화 또는 반전되면서 이들 지역이 고령화사회로 변모해감에도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신경제로의 적응 등이 이를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가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노동시장의 재편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흔들리는 아시아 노동시장=1970년대 이후 아시아는 젊고 값싼 노동력이 시장에 넘치면서 고속성장을 이끌어왔지만 21세기 들어선 이런 추세가 빠르게 꺾여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0년엔 인구의 4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들로 채워지고 80세 이상 성인인구와 8살 이하 아동인구가 같아지게 된다. 중국 역시 현재 5%선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5년에 가면 13%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15세에서 64세 사이의 노동력이 계속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경우 95년 수준의 노동시장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해마다 60만명 이상의 노동력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질랜드의 시장조사기관인 아시안 데모그래픽스는 일본이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를 경험하게 되며 2008년에는 일본의 1인당 GDP가 싱가포르보다 1만달러 이상 적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인도는 높은 출산율로 오는 2045년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인구국으로 이름을 올리겠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 및 자국 내 자본축적 등이 이뤄지지 않아 성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점쳐졌다.
◇신 경제로의 적응 여부가 아시아 미래 좌우=정보사회에 걸맞은 노동력과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 국가의 장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965년부터 90년까지 아시아 경제성장의 3분의 1은 노동력이 급팽창한 덕택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각국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길 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이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004년까지 인터넷 이용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한국 등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정보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필리핀, 타이 등은 2004년에도 인터넷 이용인구가 전체의 6%에도 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저널은 또 서구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는 여성 노동력 활용문제도 시급해 해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해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2000/10/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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