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회삿돈 1,300억 빼돌려 저축銀 인수

기술투자사 대표 구속

자기 회사의 자본 및 차입금 등을 해외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등으로 빼돌린 뒤 국내 최대 규모의 상호저축은행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한 건설사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24일 회사 자금 등 1,300억원을 횡령해 상호저축은행 인수 등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S건설사와 H기술투자사 대표이사인 권모(43)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2003년 8월 당시 국내 최대규모의 상호저축은행이었던 HK상호저축은행이 경영부실로 인해 유상증자 없이는 코스닥시장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권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사와 투자사에서 247억원을 빼돌려 미국델라웨어주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에 출자한 뒤 이 회사가 HK의 34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취득한다는 합의서를 같은해 10월 HK 대주주들과 체결했다. 권씨는 급조된 이 페이퍼컴퍼니가 2000년도에 설립된 미국계 투자회사로 관리대상 자산이 4억9,000만달러, 운용자산이 1억달러에 이른다는 허위 서류를 HK에 제출하는 등 은행측을 속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권씨는 같은해 HK 주가가 떨어지자 시세조종을 통해 3억2,000여만원 상당의 차익을 챙기고 대출이 불가능한 ‘출자자’ 자격으로 이 은행으로부터 250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외에 권씨가 개인적인 부동산 매입이나 사채 변제, 회사 계열사 가지급금 상환 등을 위해 2004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사들이 보유한 차입금, 분양자들의 분양대금 등 1,000억원대의 자금을 빼낸 단서도 포착해 수사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