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시 신청사 표류조짐

문화재 심의 8월 연기방침에 吳시장 대폭 설계변경 검토<br>'용산 선호' 정부와 타협 난관 일부선 "연내 착공 어려울 것"

서울시 신청사 건립 문제가 장기 표류할 조짐이다. 문화재 심의가 떨어지지 않은데다 앞으로 단시일 안에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청사를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겠다는 신임 오세훈 시장의 구상도 대폭적인 설계변경에 따른 착공 지연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고질적인 정치 문제까지 겹쳐 있어 일부에서는 연내 착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문화재심의위원회의 ‘보류’ 결정 이후 이날 수정안을 제출해 2차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방침을 바꿔 오는 8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로 예정됐던 신청사 증축을 위한 착공식은 일정이 불투명하게 됐다. 서울시는 수정안 제출 연기에 대해 이왕 착공이 늦어진데다 새 시장 부임에 따라 보다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화공간을 확충하라는 오 시장의 구상을 반영하기 위해서도 최소 1~2개월의 설계변경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규 시청사증축추진반장은 “문화재 심의와 상관없이 착공식을 거행할 수도 있으나 문화재 심의를 거치고 나서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8월18일 열릴 2차 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 서울시의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서울시 신청사 건립 문제가 정치적인 측면과 깊게 결부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자리에 신청사를 증축하기 위해서는 용산이전을 선호하는 중앙정부와의 타협이 우선돼야 하나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심사에서 ‘보류’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이 중앙정부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는 “문화재청이 용적률과 층고 등 명확하게 정정요인을 지적하면 낫겠는데 막연하게 덕수궁하고 조화가 안된다 하니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이다. 서울시의 한 고위관계자는 “10년 이상 끌어온 용산이전 방안을 완전히 배제하고 현재의 자리에 증축하는 안이 쉽게 채택되겠느냐”며 “중앙정부와의 타협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신청사 착공은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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