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수입산에 무너지는 '김치종주국'

김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발효식품으로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식(副食)의 하나다. 또한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택될 정도로 세계적인 건강식품이다. 지난 2005년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국내 김치시장은 전체적으로 얼어붙었다. 그나마 올들어 이탈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김치를 찾고 있어 서서히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내 식당 10곳 중 7곳이 중국산 수입김치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는 폭증하는 중국산 김치의 수입량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김치 수입은 2002년까지 그 증가세가 미미했지만 2003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2005년에는 11만1,000톤에 달했으나 2006년에는 17만8,000톤으로 늘어났고 2007년 말에는 2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김치 수입이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피해의 심각성은 무ㆍ배추 등 한두 품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각종 양념류 등 전체 채소류의 소비 급감을 불러와 ‘도미노 현상’처럼 국내 채소시장의 총체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농업 생산 기반의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국산 김치 수출도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원인은 국산 김치의 취약한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일본시장만 봐도 값싼 중국산에 국산 김치가 밀리고 있다. 아울러 배추ㆍ고춧가루 등 중국산 원료를 쓴 이름뿐인 가짜 한국산 김치까지 가세해 ‘진짜 한국 김치’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대로 가면 ‘김치 종주국’의 위상 추락은 시간 문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김치를 지키기 위한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김치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내 농업 기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치원산지표시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유통ㆍ가공ㆍ수출과 관련한 불합리한 제도를 개편하고 학교급식과 병원, 대형 음식점 등의 국산 김치 의무화 등 법제화 작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중국산 김치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산 김치의 품질을 고급화해 중국산과 차별화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맛과 음식을 지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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