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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회장님…' 김형곤 한시대 풍미

최근 라디오선 최양락·배칠수등 인기

[리빙 앤 조이] '회장님…' 김형곤 한시대 풍미 최근 라디오선 최양락·배칠수등 인기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개그맨의 생명은 ‘웃기는 것’이다. 특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해학이라는 조미료를 뿌려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개그맨의 숙명이다. 개그맨이 시사 개그를 고수하며 여론을 이끌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중들의 삶 속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이슈와 완전히 담을 쌓고 시대를 아우르지 못하는 우스갯소리만 늘어놓는다면 그 개그는 죽은 유머일뿐이다. 80년대, 죽은 유머 대신 살아 있는 유머를 선보이겠다며 시사 개그를 표방하고 나선 개그맨들이 있었다. 80년대말 노태우 전 대통령이 ‘풍자 개그 허가령’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면서 시사 풍자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80년대말, 90년대 초 시사 개그는 개그계의 흥행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성대모사에 일가견이 있는 코미디언이라면 너도나도 박정희, 전두환부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전현직 대통령들을 패러디했고 그들이 남긴 촌철산인의 한 마디는 세상의 화젯거리가 됐다. 국내 시사 개그의 전성기를 이끈 코미디언을 꼽으라면 단연 고(故) 김형곤 씨다. 그가 선보였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탱자 가라사대’류의 시사 풍자 꽁트는 5공시절 국민들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웃음거리를 줬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이순자 여사의 주걱턱을 빗대 턱을 두 번 치며 던진 “잘 될 턱이 있나”라는 멘트나 대머리로 분장하고 나와 “언젠간 꽃이 피겠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던 것들 역시 지금 생각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만큼 용기 있는 개그였다. 그와 함께 했던 엄용수 씨, 양종철 씨, 그리고 지금까지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시사 코미디의 명맥을 잇고 있는 최양락 씨 등도 당시 시사 개그가 꽃을 피우는 데 한몫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주화 이후 대중들에게 명명백백한 공공의 적이 사라진 데다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시사 풍자는 빛을 잃어가고 있다. KBS의 폭소클럽, 코미디 세상만사 등 몇몇 프로그램들이 시사 풍자를 표방하고 나섰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시사 코미디를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쉽게 등장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 프로그램이 6개월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개그콘서트,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10여개 코너로 이루어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사 코미디라고 할만한 코너는 아예 없고 그 중 몇몇 코너가 시즌 이슈에 맞게 시사 풍자를 선보여도 크게 반향을 얻지 못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7명의 MC(김구라, 김성주, 박미선, 이경규, 신정환 등)들이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서 한 주간의 이슈를 주제로 토론을 하는 코너를 선보였던 MBC 명랑히어로도 시청률 등에 발목이 잡힌 프로그램 중 하나. “새로운 스타일의 시사 예능 프로가 등장했다”며 주목받았던 이 프로그램 역시 낮은 시청률과 정치적 발언에 대한 출연진들의 중압감 등을 이유로 토론 코너 자체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시사 코미디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라디오다. 최양락 씨, 노정렬 씨, 배칠수 씨 등이 시사 코미디를 표방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특히 성대모사나 생활시사 위주의 연성시사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개그맨 노정렬 씨가 국내 유일무이의 경성 시사개그쇼 ‘뉴스야 놀자’를 진행하고 있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권토중래' 꿈꾸는 시사 코미디 ▶ [리빙 앤 조이] '회장님…' 김형곤 한시대 풍미 ▶ [리빙 앤 조이] "개그 프로 30% 시사코미디에 할당을" ▶ [리빙 앤 조이] 승천하는 용을 타고 오르는 겨울산행의 백미 ▶ [리빙 앤 조이] 환상의 '삿포로 눈축제' 땡처리 항공권으로 가자 ▶ [리빙 앤 조이] 환경성질환,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 'OK' ▶ [리빙 앤 조이] 건강신간 ▶ [리빙 앤 조이] 한방으로 예뻐질 수 있다 ▶ [리빙 앤 조이] 연기학원 문전성시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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