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2014~2015년도 세계 임금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현재 전 세계의 실질임금지수(1999년=100)는 전년 대비 0.3포인트 오른 106.3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지수는 0.8포인트 오른 117을 기록했다.
이로써 두 지수 간 차이는 지난해 10.7포인트까지 벌어져 ILO가 해당 통계의 기준점으로 잡아 공표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가장 크게 벌어졌다. 해당 격차는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진행됐던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면 2000년 1.8포인트로 집계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ILO는 "이러한 추세는 경제가 성장해도 근로자와 그들의 가정은 점점 더 적은 몫을 챙기는 반면 자본가들은 더 많은 수혜를 받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임금생산성이 노동생산성을 앞지르는 현상은 특히 선진국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과 2013년의 선진국 평균 임금은 각각 0.1%, 0.2%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임금 증가율도 2.2%에서 2.0%로 둔화됐다. 임금 증가세 둔화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가계소비 부진을 유발하며 그 중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는 디플레이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ILO는 진단했다.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들의 임금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여전히 선진국 임금과는 3배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신흥국·개발도상국 내에서도 임금개선수준의 격차가 컸다. 아시아와 동유럽·중앙아시아의 지난해 평균 임금 상승률은 6.0%에 달한 반면 남미 및 캐리비언 지역의 상승률은 0.8%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