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주택버블 붕괴…미국인들 집 안산다

자가주택비율 66% 로 98년 수준 뚝. 80년대로 돌아갈 것


주택버블이 붕괴되고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자 미국인들이 주택구입을 꺼리면서 자가주택비율이 지난 1990년대 후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 때 교외에 큰 집을 마련하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투자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주택구입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69.2%에 달했던 자가주택소유비율은 지난해에는 1998년 수준인 66.4%까지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비율이 1980년대 또는 그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트루리아의 피터 플린트 대표(CEO)는 “주택시장 붕괴의 상처는 미국인들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며 “한 때는 주택소유가 성공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없어도 괜찮다는 의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주택시장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미결주택매매(계약하고 잔금 치르지 않은 주택) 지수는 전월에 비해 11.6%나 떨어졌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 감소보다 훨씬 더 악화된 것. 이번 주 발표되는 미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 역시 전월에 비해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되는 주택시장의 약세는 시장자체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택수요자들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의 이자율과 가격적인 매력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조지아, 인디애나 등 중부와 남동부 주에서 1만3,000가구의 아파트를 임대하고 있는 어소시에이트 이스테이트 리어틸 코퍼레이션(AERC)이 이사 나가는 임대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 집 마련으로 인한 이주가 버블시기에는 25%에서 지난 2009년에는 13.7%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지난해 회복추세를 보이다 올 들어서 다시 14%대로 추락했다. 일반 시민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서치업체인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2014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분의 1 이었지만 이달에 다시 실시한 조사에서는 같은 응답비율이 54%로 크게 늘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장기적 투자자산인 주택의 매력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플린트 대표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특정한 부동산에 묶이기 싫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이는 임대 선호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건설업자들은 주택시장에 회복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러더스의 더글라스 이얼리 주니어 대표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있어서 주택 임대에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학군 좋은 교외에 큰 집을 갖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은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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