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비 시간당 30mm땐 산사태 조심을

매년 제주에서 시작해 중부지방으로 올라오던 장마가 올해에는 중부지방에 먼저 비를 내리면서 예년보다 빨리 시작됐다. 최근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걱정되는 시점에서 이른 장마가 집중호우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장마가 시작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산사태다. 많은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높은 산봉우리에 머물며 내리는 집중호우로 토양 침식과 지반 침하가 일어나면서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것이 산사태이다. 이런 피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산사태 위험이 있는 지역을 미리 알 수는 없을까. 만약 산사태가 발생하면 미리 대피할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의 산은 경사가 급하고 화강암과 편마암 등 갈라지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돼 있어 집중호우가 내리면 산사태의 위험이 크다. 산사태 규모도 매년 증가해 연평균 피해면적이 지난 80년대 230㏊, 90년대 350㏊였던 것이 2000년대에는 960㏊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에는 연평균 1,270㏊를 기록하며 연간 1,49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산사태는 암석의 종류, 산림의 상태, 경사도와 경사면의 길이ㆍ형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계속해서 내린 비의 양이 200㎜ 이상이거나 1시간에 내린 비의 양이 30㎜ 이상이면 산사태가 발생하기 쉽다. 산사태는 물이 땅속에 많이 스며들면서 흙이 물을 머금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져내리는 것이므로 지질과 지형을 잘 관찰하면 산사태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피할 수 있을까. 장마철이나 태풍 등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때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물이 솟으면 땅속에 과포화된 지하수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산사태 위험이 커진다. 평소 잘 나오던 샘물이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추면 지하수가 통과하는 토양층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므로 산사태의 징후로 볼 수 있다. 갑자기 산허리의 일부가 금이 가거나 내려앉으면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조짐으로 보고 미리 대피하는 것이 좋다. 이번 여름에는 사랑하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바쁜 일상을 접어두고 잠시 짬을 내 집 뒤의 옹벽이 무너질 위험이 있는지, 뒷산은 안전한지 미리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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