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스톡&스토리] 36개월 순환주기와 시그마 지표

위문복 하나대투증권 e-Business
지원부 부부장

1988년 이후 코스피 흐름. 보조지표는 주순환선인 36개월 이동평균선과 변동성 지표인 시그마.

1898년 아서 슈스터(Arthur Schuster)에 의해 만들어진 밀도추정(periodogram) 기법을 10년 전 우리 증시에 적용해본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스펙트럼밀도(spectral density)의 코스피 평균 순환주기는 36개월(3년)이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사태의 저점인 2008년 10월과 유럽재정위기의 저점인 2011년 9월까지의 기간은 정확히 36개월이었다. 이처럼 스펙트럼분석에 의한 코스피의 36개월 순환주기는 신뢰도가 매우 높다.


1956년 증시개장 이후 코스피는 36개월 이동평균선(36MA)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장기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골드크로스(GC)가 난 후에는 큰 상승세를 보였던 반면 데드크로스(DC)가 난 후에는 큰 하락세를 보였다. 36MA는 유럽재정위기 등 지난 3년여간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해줬고 이후 여러 차례의 위기국면에서도 지수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현재 지수는 여전히 3년여간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지난 1월 말 36MA를 두 차례 이탈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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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말 코스피는 36MA가 위치한 1,944포인트를 한차례 이탈 후 회복했고 지난주(1월 말)에도 1,968포인트를 하회하며 현재는 두 번째로 이탈한 상태다. 특히 상승 중이던 36MA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동평균 기법에서 '뺄 수'인 2010년 종가(2,051포인트)보다 '더할 수'인 2013년 종가(2,011포인트)가 처음으로 낮아져 생긴 일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90년과 1996년에 두 번째의 DC가 발생 후 위기가 찾아왔던 반면 DC를 모면한 2004년과 2009년에는 오히려 지수가 장기간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 한 해의 지수 변동성이 58년 역사에서 가장 작았던 사실은 연초에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변동성 지표로는 '시그마(Sigma)'를 들 수 있는데 통계학에서 말하는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를 볼린저밴드 등의 기술적 분석에 적용한 것이다. 차트에서 보듯 최근 3년여간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방향성 없는 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시그마 지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몇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시그마 지표가 지난해 10월부터 미약하게나마 상승 반전했다. 큰 변동성 장세를 예고하는 것이다.

시그마 지표는 지수의 방향을 예고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사례처럼 그 방향성은 36MA의 이탈과 회복 여부가 될 공산이 크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안전띠는 단단히 매야 하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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