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수술 시급한 적자 수렁의 4대 연금

국민ㆍ공무원ㆍ군인ㆍ사학 등 4대 연금의 오는 2050년 한해 적자가 178조원에 이른다는 것이 기획예산처의 분석이다. 그런데도 적자투성이 국민연금공단은 지방이전 직원에게 6,865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4대 연금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가를 다시 말해줌과 동시에 앞으로 178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천문학적인 나랏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4대 연금의 적자는 지금도 심각한 수준인데 개혁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국민연금은 개혁안이 지난 7월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미흡하기만 하다. 그나마 3대 연금 개혁은 실종됐다.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줄이는 일을 회피하는 데 원인이 있다. 공무원연금이 적자를 누적시키는 수급구조 개혁은커녕 유족수급자 범위를 넓혀 선심을 쓰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 좋은 예다. 2050년에 예상되는 4대 연금의 연간 적자규모 178조원은 올해 국가예산의 4분의3 이상에 해당되는 엄청난 돈이다. 차일피일 미룰수록 문제만 커질 뿐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부실관리와 방만경영은 비판의 대상이다. 연금 체납액만도 4조원에 이를 정도다. 국민연금 신뢰도가 10%대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물론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3대 연금도 이대로는 절대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이전 직원에게 6,865만원씩 지원한다는 것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직원이 집을 팔고 가족과 함께 지방으로 이사할 때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직원만 가고 가족은 수도권에 남으면 의미가 없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많은 예산을 퍼붓고도 주말부부만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대 연금 개혁은 미룰수록 국가의 부담이 커져 나라살림에 주름살을 지게 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본사 건물을 옮기에는 데서만 의미를 찾는다면 국토균형발전정책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4대 연금을 본격적으로 개혁하고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집을 팔고 가족과 함께 가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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