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홍진의 할리우드 21] 中 첸 감독 서양영화 데뷔 마쳐

[박홍진의 할리우드 21]中 첸 감독 서양영화 데뷔 마쳐 중국 제5세대 영화감독(문화혁명후 다시 문을 연 베이징영화아카데미 1982년도 졸업생들로 장예모와 장 양등이 있다) 중 최고의 실력자로 꼽히는 첸 카이거가 최근 자신의 첫 서양영화 '부드럽게 죽여주세요'(Killing Me Softly)의 촬영을 런던서 끝냈다. 런던 서쪽 20마일 지점에 있는 쉐퍼턴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에로틱스릴러로 조셉 화인즈('사랑에 빠진 세익스피어')와 헤더 그래엄('부기 나이트')이 각각 남녀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부부소설가 니치 프렌치의 소설이 원작으로 런던에 들른 미국여자와 자신의 여러명의 애인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 수수께끼 같은 등산가의 정열적인 관계를 그린 심리스릴러다. 첸 감독은 80년대 2년반동안 뉴욕대에서 영화학을 공부해 영어에 불편함이 없는데, 장예모감독이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면서도 서양세계서 활동 못하는 것은 그의 영어 구사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첸 감독은 최근 런던서 가진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데뷔작으로 에로틱 스릴러를 택한 것은 '섹스'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섹스는 인간본성 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섹스를 다룰 수 없으면 다른 아무 것도 다룰 수 없다"고 말했다. 첸 감독은 이어 "영화의 선정적인 면 때문에 중국에서는 절대로 이 영화제작이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국립영화위의 검열은 지금도 심하다고 밝히고 자신의 걸작 '패왕별희'도 중국 상영판은 여러군데가 잘려나간 것이라고 알려줬다. 서양에서 상영된 '패왕별희'는 잘려지지 않은 것으로 당국은 영화속 문화혁명의 잔학상을 못마땅하게 여겨 할 수 없이 잘라야 했다고. 첸 감독은 또 "중국에서 감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우리들의 아기인 영화를 놓고 키가 너무 크니 키를 줄여라라는 식으로 명령하는 것은 영화제작자들에 대한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첸 감독이나 장 감독은 당국의 검열 조치를 못마땅해 하면서도 받아들인 반면 또다른 제5세대 감독 티안 주앙 주앙('막도둑')은 현재 완전히 영화제작을 포기한 상태다. 그의 영화로 외국에서만 상영된 '푸른 연'의 국내상영금지 결정이 있은 후 티안 감독은 당국으로부터 2년간 작품활동 중지령을 받았었다. 이에 티안 감독은 당국에 항의하는 제스처로 아예 영화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부드럽게 죽여 주세요'에 참가한 배우들과 제작진은 첸 감독과 함께 일하고파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조셉 화인즈는 "첸 감독이 내게 지금이라도 어는 역을 맡기면 그것이 작든 크든 간에 당장에 응할 것"이라면서 "그는 인간행동에 관한 비상한 이해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또 헤더 그래엄도 "그는 각본을 읽고 남이 발견 못하는 것들을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LA에도 아파트가 있는 첸 감독은 대만의 리안감독과 홍콩의 존 우에 이어 중국 본토 감독으로서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일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중국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내 나라에서 일하고 싶지만 과연 내가 얼마나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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