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노후차량을 교체하는 소비자에게 정부의 세제감면 혜택이 주어짐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오랜만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휴를 끝내고 업무를 재개한 지난 4일부터 대부분의 현대ㆍ기아차 영업소에서는 그동안 밀린 차량의 출고가 크게 늘었다. 또 평소 월초 계약분의 배가 넘는 수준의 계약이 이뤄지는 등 정부의 세감면 조치가 '약발'을 받고 있다.
기아차는 5월 첫 출고일인 4일 1,800여대 이상을 출고했다. 출고일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탓에 4월 말 계약만 해놓고 5월이 되자 출고를 요청한 고객들이 급증했기 때문. 현대차도 매일 5,000여대 이상이 출고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보다 출고대수가 2.5배가량 뛰었다"면서 "차가 바로 나오지 못할 정도로 많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계약대수도 크게 늘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달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2,000여대에 불과했지만 4일과 6일에는 각각 4,300여대, 3,500대로 크게 증가했다. 영업소를 찾는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의 한 GM대우 영업소는 "4일 하루에만 12대, 6일에는 7대를 파는 등 계약대수도 평소 하루 평균 2~3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영업소들은 '노후차 세제감면 70%'라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대대적인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모현동 기아차 영동지점 업무과장은 "통상 한달 목표치의 7% 정도를 매일 목표량으로 설정하고 뛰는데 최근 몇몇 지점은 15% 가까이 달성했다고 들었다"면서 "올 초 5%도 힘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고물량도 급속하게 줄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현재 '포르테'를 계약하면 차량 인도까지 2~3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 두달 연속 내수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닝'은 길게는 한달 가까이 대기해야 할 정도다.
중고차시장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달 정부의 세제지원 발표 후 사실상 매매가 전면 중단됐던 중고차시장에서는 보유 중고차를 팔고 새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차량 매도 및 매입 문의가 늘고 계약건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 SK엔카의 임민경 팀장은 "1996~1999년식 아반떼ㆍ누비라ㆍ베르나 등 중소형 차량을 중심으로 매도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세제지원 효과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월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자동차업계에 훈풍이 불겠지만 개별소비세 30% 인하 혜택이 끝나는 7월부터는 차 판매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