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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층 아파트 단지 "어떡해"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어려워지고<br>주민이해 갈려 리모델링도 산넘어 산


서울 중층 아파트 단지 "어떡해"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어려워지고주민이해 갈려 리모델링도 산넘어 산 ‘재건축도 안되고 리모델링은 매력 없고.’ 서울시내 10~15층 내외 중층 아파트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갈림길에서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강화를 통해 사실상 중층 아파트 재건축 불허 방침을 밝혀 사업추진의 길이 막힌데다 리모델링 역시 주민간 이해상충 등으로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방향전환(?)=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중층 아파트 가운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곳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20여곳에 이른다. 특히 이들 중층 단지 주민들 사이에는 정부가 직접 재건축 불허 방침을 밝힌 만큼 “사업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 속에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총 4,424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중층 아파트 단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합원들이 다음달 7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 역시 최근 추진해온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다 재건축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리모델링으로의 전환을 조심스럽게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변 중개업소에도 매물이 조금씩 늘어가는가 하면 매도호가의 상ㆍ하한선 폭도 커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한때 매도호가가 8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6억원대 초반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매수세가 없어 거래는 거의 없지만 매도호가의 상ㆍ하한폭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도 만만치 않네=중층 아파트의 리모델링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부가세 면제, 취ㆍ등록세 감면 등의 혜택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기존 평형에 관계없이 면적 증가폭을 전용면적의 30% 이내, 최대 9평으로 일률적으로 정한 리모델링 상한선. 기존 30평형대의 경우 리모델링이 되면 40평형대로 늘어나지만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실익이 별로 없어진다. 이 때문에 중ㆍ소형과 대형 평형이 섞여 있는 단지의 경우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간 이해가 상충돼 사업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인 조합 설립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리모델링에 대한 정부의 세제 지원 역시 전용 25.7평 이하에만 한정돼 있어 대형 평형 소유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사실상 재건축 길이 막힌 상황에서 리모델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당분간 서울시내 중층 단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표류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5-05-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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