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5월 16일] 1인1기 음악교육 되살리자

최승우(김자경오페라단 대표)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음악 공부를 해라.” 이게 무슨 말일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하버드 대학이나 예일, 프린스턴 같은 미국 명문대학의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에 속한다. 문화적 감성·인성 성장에 도움
사람의 마음을 어질게 하고 뛰어난 감성을 갖게 하는 음악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확신이 교육정책으로 자리 잡은 까닭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국무장관이 세계 정상들 앞에서 멋진 피아노 솜씨를 뽐내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섹소폰을 멋지게 불어대도 그저 그런 줄로만 알았지만 사실은 미국의 교육이 낳은 훌륭한 결과물이다. 이런 내용은 세계 여러 나라의 명문대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필수 비법과 상식에 속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이나 선진국의 명문대학교 입시 반 학생들은 반드시 한 사람이 악기 하나를 배우는 소위 1인1기 교육을 하고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 같은 곳은 거의 전교생이 1인1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음악교육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 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 질의에서 이철우 의원의 질의에 대한 교과부의 답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음악시간이 계속 형편없이 줄고 있는 것이 수치로써 드러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질의와 추궁대로 우리나라가 점점 국민 소득이 늘어나 먹고 살기는 좋아졌지만 음악 교육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음악계에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국회에서 정부에 의해 밝혀지자 절망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는 지난 10년간 좌파적 정치성향을 띤 정부에 의해 끝도 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학교에서 음악 교육을 없애면서 미국 학교에도 없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냥 속았다. 이들은 심지어 우리나라에는 음악 대학이 너무 많다는 억지를 쓰기도 하고 오페라단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오페라단이 너무 많다면서 줄여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런 좌파적인 선전과 세뇌공작 때문에 심지어 음악인들까지도 넘어가기도 한다. 미국 중ㆍ고등학교에서 음악교육을 강제로 시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또 우리나라에 오페라단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00개가 넘는 민영 오페라단에 대한 국가 지원이 국립오페라단 하나에 쏟아 붓는 예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비를 털어 오직 피와 땀만으로 오늘날 우리나라 음악을 지탱해 온 민영 오페라단들과 이들의 기적과도 같은 역사가 그들에게는 하찮게 보였던 것이다. 우리에게는 오랜 세월 많은 돈과 정성을 들여 키운 보물과 같은 음악 인재가 많이 있다. 우리는 반자유민주주의적 성향을 띠었던 자들의 지적대로라면 너무 많을 정도로 풍부한 자원이 있다. 이정도의 자원으로도 세계화와 국민 소득 수준에 따라 점차 음악에 목말라 하게 될 30억~40억명의 아시아 인구에게 아름다운 음악의 샘물을 먹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실은 우리나라사람이 우리의 국민 소득에 걸맞은 문화 수준을 누리기에도 충분하지는 않다. 공교육에서도 시행해야
우리나라 입시 제도의 전면 개혁이 이루어질 모양이다.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한다. 이 말은 다른 모든 교육 분야보다 음악에 더 맞는 말이다. 한명의 훌륭한 음악가를 기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고의 음악 선진국으로 자리 잡는 데도 반백년은 걸렸다. 지금 잘 지키지 못하면 그다음에는 백년이 걸린다. 이번 기회에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갈 감성이 있는 인재를 고르는 기준을 잘 마련하고 또 그로 인해 공교육에서 1인1기 등 음악교육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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