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사회의 최강자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큰 인물인데, 그 창의적인 힘이 바로 책에서 나옵니다. 디지털경제가 될수록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이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디지털콘텐츠 전문가가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체라고 해온 '책'의 힘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책 안읽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다녀 화제다. 책 전도사는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교수(40). 그는 "IT를 파고 들수록 역설적이게도 독서의 중요성을 벗어날 수 없었다"며 대중, 특히 청소년기 독서의 중요성을 외부 출강 기회때마다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수는 "세계 최강이라는 IT강국인 한국의 존재도 시민들의 독서문화가 사라지는 즉시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라며 "책은 한 저자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의 응집물이라는 점에서 첨단 디지털사회로 갈수록 지식의 젖줄과 창고역할을 더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자신 '한국의 지하경제(1995)'를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미디어는 콘텐츠다' '블루콘텐츠비즈니스' 등 수많은 저서를 출간해온 저술인이다. 심교수의 발언이 한층 설득력을 갖는 것은 본인이 명함을 3번이나 바꿀 정도로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 92년 경제신문기자(서울경제신문)로 출발한 그는 "공부욕구를 떨치지 못해" 97년 과감히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학위를 받고 정착한 곳은 삼성경제연구소. 이곳에서도 '다작'을 많이 하는 연구원으로 명성을 떨치다 이번에는 학계로 외도를 시도했다. 2003년 호서대학 디지털콘텐츠비즈니스학과 교수로 옮긴 뒤 올 3월에는 성신여대에 둥지를 틀었다. "겉으로는 직업을 3번이나 바꾼 걸로 보이겠지만 나에겐 '글을 쓴다'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외길을 가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심교수는 "신문기자는 너무 짧은 호흡을 갖고 글을 쓴다는 부담감이 커서 결국 긴 호흡을 갖겠다는 욕구에 교수직을 택했다"고도 했다. 본인의 친정인 미디어산업계의 권위자로도 통하는 심교수는 최근 미디어산업의 큰 2개의 흐름을 '철저한 엔터테인먼트화(化)'와 '고도의 정보산업화(化)'로 정리했다. "신문은 고도의 정보전달 매체로, TV는 철저한 엔터테인먼트 매체로 집중화되는 경향이 최근의 흐름"이라고 그는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