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쓰레기 매립가스 자원화 부진

지난해 11월 기후변화협약이 타결된 후 온실가스 감축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자원화하는 작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매립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1배나 높은 메탄가스가 주성분이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매립가스를 태워버리고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대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연료를 낭비하고 있다. ◇대부분 매립장 자원화 안해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동 중인 쓰레기 매립장 284곳 가운데 현재 매립가스를 자원화하고 있는 곳은 인천시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와 부산 생곡, 울산 성암매립지 등 세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매립이 끝난 서울 난지도 매립지에서 매립가스를 난방 보조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고작 네곳만 자원화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6.5㎿급 매립가스 발전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수도권 매립지의 경우도 하루 발생량(97만9,000㎥)의 10%에도 못미치는 9만3,600㎥의 매립가스만 자원화하고 나머지는 모두 태워버리고 있다. 공사측은 현대모비스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50㎿급 발전소를 민자로 건설할 계획이지만 발전소가 가동하는 오는 2004년까지는 상당량의 온실가스 방출이 불가피하다. 매립가스 자원화를 준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곳은 대구와 대전ㆍ광주뿐이다. 정부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대형 매립지 16곳 가운데 원주와 청주ㆍ목포ㆍ마산 등 9곳은 아직 매립가스 이용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 ◇환경보호 의지 부족 이처럼 매립가스 자원화가 지지부진한 것은 현행법상 의무화 규정이 없는데다 정부도 경제성만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매립지의 6.5㎿짜리 발전시설의 경우 독일에서 시설을 설치한 뒤 3년 동안 운영하면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리스방식이고 50㎿짜리도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뿐 정부 보조로 가스 이용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곳은 단 한곳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 대체에너지법이 통과돼 시장가격과 발전원가의 차액을 전력산업기금에서 보조하게 돼 있어 매립가스를 자원화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보조단가가 너무 낮아 매립가스 자원화에는 절대 불리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소규모 매립장은 자원화를 포기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협약이 아직 비준도 안된 상태에서 경제성도 없는 매립장까지 온실가스 대책을 미리 세우기는 어렵다"고 말해 당분간은 매립장의 온실가스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매립가스란 매립된 폐기물중 유기물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90% 이상이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돼 있다. 발열량이 높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경우 환경보호는 물론이고 해외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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