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계속된 판교신도시 민간아파트 분양가 결정과정은 승인권자인 성남시와 업체간 피말리는 협상과 극적 합의, 반전의 연속이었다.
민간 건설업체들이 성남시에 분양승인 신청을 한 것은 지난 16일. ㈜건영ㆍ풍성주택 등 6개 분양업체들은 평당 평균 1,234만원의 분양가를 들고 승인권자인 성남시청 주택과를 찾았다.
시와 업계는 원가검증을 위해 2~3차례 만남을 가졌으며 21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계속된 마라톤 회의를 통해 업계가 평당 1,180만~1,210만원선으로 분양가를 낮추기로 양보함으로써 협상은 쉽게 타결되는 듯 했다. 22일까지 승인을 마치고 24일 최초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겠다는 건설교통부의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되는 듯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22일 아침. 이대엽 성남시장이 내부회의에서 분양가 추가인하가 필요하다며 업체들의 신청서류를 반려토록 지시하면서 시와 업계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이 시장은 하루 뒤인 23일 오전 “성남시 주민들에게 보다 싼 값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나섰고, 주무부처인 건교부도 “성남시의 입장에 적극 공감한다”는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21일 합의는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시와 “더 이상 내릴 수 없다”는 업계가 팽팽히 맞서면서 양측의 협의는 휴일을 넘겨 28일까지 계속됐다.
결국 일주일 가까운 추가협상을 통해 28일 저녁에야 시와 업계는 다시 평당 평균 1,179만원선에 2차 조정안에 합의했지만 조정안 역시 이 시장이 “1,170만원대 초반까지 낮추지 않으면 절대 승인해줄 수 없다”며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해 분양가 협상 타결은 자칫 청약일정상 마지노선이었던 29일을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2차 조정안을 통해 시와 업계간 분양가 견해차가 몇만원으로 줄어들었고 28일밤부터 재개된 밤샘협상에서 양측은 ‘평당 평균 1,176만2,000원’이라는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이번 민간아파트 분양승인 과정을 통해 건교부나 성남시는 분양가 인하라는 당초 목표는 달성했지만 불투명한 원가검증 절차와 분양가 조정 과정에서 시와 지차제가 경제논리보다 정책논리를 앞세워 업계를 압박한 것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건교부가 분양가 안정을 위해 도입한 ‘분양원가 연동제’는 불투명한 검증 시스템으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 향후 다른 공공택지나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승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