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재(44)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비호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 지역 건설업자 김상진(42)씨가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해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지검의 한 관계자는 13일 “김씨가 증거를 들이댈 경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성실한 자세로 조사에 임하는 등 최근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의 계좌추적과 금융권 관계자를 상대로 한 수사에 이어 김씨의 진술이 보태질 경우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김씨의 전방위 로비 의혹이 상당 부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씨의 로비가 주로 현금으로 이뤄진 만큼 김씨의 진술은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김씨의 민락동 사업과 관련, 부산은행 책임자급 직원을 불러 지난 5월 680억원 대출신청 때 내세운 보증인 중 김씨의 운전사와 부하직원 등이 포함돼 있는데도 이에 대한 검증 없이 대출이 이뤄진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지검은 또 이날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구속되기 전에 사용했던 국세청의 부동산납세관리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제공한 1억원의 사용처를 밝히기 위해 정 전 청장이 사용했던 노트와 신용카드ㆍ전표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씨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 되돌려준 이위준 연제구청장을 조만간 다시 불러 돈을 돌려준 시점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대검 감찰반은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씨와 검찰 고위 인사가 골프를 치는 등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날 부산지검 등을 상대로 진위 파악에 나섰다. 감찰반은 김씨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부서와 검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